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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남자의 재테크]'컨버터블', 남자들의 로망과 투자상품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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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현식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PB팀장


[스포츠서울] 여자와 다른 남자만의 특징 중 하나는 남자들이 자동차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 유형 중 ‘컨버터블(Convertible)’은 지붕을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승용차를 말하는데, ‘변환할 수 있는’이라는 뜻을 가진 형용사로 흔히 ‘오픈카’라 불린다. 맑은 하늘 아래 연인과 함께 ‘컨버터블’을 타고 드라이브하는 장면은 생각만 해도 즐겁다.

금융투자 상품에도 ‘컨버터블’이 있다. 바로 전환사채(Convertible Bond)다. 전환사채는 일정조건에 따라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전환 전에는 사채로서 확정이자를 받을 수 있고, 전환 후에는 주식으로서 이익을 얻을 수도 있다. 이와 유사한 상품으로 채권 발행회사의 주식을 미리 약정된 가격으로 매입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신주인수권부사채(Bond with warrant)도 있다. 채권과 주식의 중간 정도의 특성이 있어 ‘메자닌’으로 불리기도 한다.

최근 전환사채(CB) 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발행과 행사 급격히 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 연초의 기대에 많이 못 미치기는 하지만 정부가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한 자본시장 활성화, 벤처 창업 생태계 조성 및 상장 요건 완화 등을 내걸면서 금융권에서도 코스닥벤처펀드 조성을 통해 단기간에 3조원에 이르는 펀딩이 이루어졌다.

코스닥벤처펀드는 펀드 설정 후 6개월 이내에 벤처기업 또는 벤처기업 해제 후 7년 미만 코스닥 상장기업의 신주 및 구주에 50% 이상 투자하되 이중 벤처기업 신주에 15% 이상 투자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또 펀드 설정 후 1년 내 공모주 수요예측 참여시 참여일 직전 영업일까지 벤처기업 신주/구주 및 벤처기업 해제된 지 7년 미만 기업의 신주/구주의 합계가 35% 이상이어야 참여가 가능하다. 벤처기업 신주에는 보통주뿐만 아니라 메자닌이라 불리는 무담보전환사채(CB) 또는 무담보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포함한다.

이때 공모로 발행되는 메자닌은 거의 없으며 신용등급을 받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 사모 메자닌은 공모 펀드에 편입할 수 없다는 점에서 공모형 투자시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그 밖에 비상장기업의 전환우선주(CPS)나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을 통해 우량한 기업에 선별 투자하게 된다.

최근에는 전환사채의 발행이 급격히 팽창하면서 시류에 편승한 무분별한 자금조달 사례도 나타나고 있어 옥석을 가려내는 것이 여느 때보다 중요해지면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한층 요구된다. 기본적으로 발행 총액 및 이전 및 해당 발행 물량 규모 및 구조 파악, 표면 및 만기 이자율, 만기 및 투자자에게 주어지는 풋옵션(투자금 회수를 위한 조기상환 청구권) 조건, 발행회사가 보유한 콜옵션 조건(가능 한도, 프리미엄, 행사시기 등), 전환행사가 및 리픽싱(전환가격 조정) 조건, 상장주 담보가 있는 경우 담보가치 및 전망, 신주인수권(BW)도 함께 있는 경우 행사 조건 등을 꼼꼼히 파악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투자 판단의 기초는 해당 발행회사의 재무 건전성과 경영의 안정성, 사업계획과 성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잠재 시장가치 상승 여력(upside potential)에 대한 확고한 판단이다.

이를 위해서 본인도 발행사와 지방 공장과 시설을 탐방하고 대주주 및 CEO 미팅을 통해 회사의 경영 현황에 대해 파악하려 노력하고 이를 여러 애널리스트 및 시장 참여 기관투자가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분석하며 한 건의 전환사채 투자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수개월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을 투자하기도 한다. 결코 인터넷 서핑 몇 번 해보고 할 수 있는 투자는 아닌 것이다. 본인도 최근 모 상장사 전환사채를 발굴해 고객들의 포트폴리오에 편입시켜 1년이 조금 넘는 기간에 단순수익률 40% 이상의 고수익을 안겨줄 수 있어서 뿌듯했고 보람을 느꼈다.

그러나 주변의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 채권 투자로 높은 수익을 올린 성공적인 사례만을 떠올리고 쉽게 생각해선 곤란하다. 개인투자자 분들의 신중한 접근과 적어도 2~3인의 투자전문가들의 복수 조언을 반드시 경청한 후에 자산의 일부만을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편입하실 것을 권해드린다.
김현식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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