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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Tech & BIZ] 사진 한 장이면 AR로 화장하고 AI가 피부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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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화장품업체인 프랑스의 로레알은 페이스북과 손을 잡고 이달 말부터 증강 현실(AR) 기술을 사용한 '가상 메이크업'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지난 9일(현지 시각) 밝혔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셀카 위에 로레알의 다양한 색조 화장품을 선택해 가상으로 화장할 수 있는 기능이다. 로레알은 향후 페이스북 또는 인스타그램 앱(응용프로그램)에 있는 사진 촬영 기능에 메이크업 필터를 추가하고, 고객들이 가상 메이크업에 사용한 제품을 바로 구매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뷰티 업계가 AR·인공지능(AI)·3D 프린팅 등 4차 산업혁명의 첨단 기술들에 적극적으로 손을 뻗고 있다. 규모가 점점 늘어나는 온라인 고객을 잡기 위해서다. 화장품은 실제로 쓰기 전까지는 효과를 알기 어렵다는 특성이 있어 온라인 판매가 빠르게 성장하지 못했지만, 가상 체험이 가능한 AR 등 첨단 기술이 이런 약점의 해결사로 등장했다. 해외 뷰티 기업들은 5~6년 전부터 기술 개발에 적극 투자하며 온라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모바일 환경이 뷰티 산업의 생태계를 바꾸고 있다"고 평가했다.

◇모바일이 키운 뷰티테크 시장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삼성전자와 협업한 '메이크업 시뮬레이션' 서비스를 선보였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셀카를 찍으면 '메이크업' 기능에서 립스틱·아이섀도 등 다양한 화장품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클릭 몇 번으로 빨간색·와인색·핑크색 등 수십 가지의 립스틱을 전부 가상으로 발라볼 수 있는 것이다. 이 서비스에는 아모레퍼시픽의 900여 개 제품이 등록돼 있고, 사용자는 마음에 드는 제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올 상반기 온라인 판매가 지난해보다 20%가량 늘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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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시 강남구의 카페에서 한 여성이 증강현실 앱 ‘헤어핏’으로 긴 헤어스타일을 자신의 사진에 합성해보고 있다(왼쪽). 프랑스 로레알이 페이스북과 협업해 출시한 가상 메이크업 서비스에서 한 여성이 다양한 립스틱 색깔을 시도해보고 있다(가운데). 아모레퍼시픽이 삼성과 협업해서 만든 ‘메이크업 시뮬레이션’ 서비스에서 한 여성이 자신의 사진에 다양한 화장품을 합성해보고 있다(오른쪽). /버츄얼라이브·로레알·아모레퍼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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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세이도는 올 들어 유료 피부 관리 서비스인 '옵튠'의 테스트 버전을 출시했다. 스마트폰 앱으로 얼굴 사진을 찍으면 사용자는 매일 피부에 수분이 충분한지, 피지(皮脂)가 많은지 등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IoT) 기능이 있는 전용 기기는 앱에서 전송된 데이터를 받아 맞춤 화장품을 제조한다. 이 서비스는 사용 초기에 1만4000엔(약 14만원)을 내고 기초 화장품을 만드는 5가지 재료를 구매해야 한다. 이 재료들을 전용 기기에 설치하면 매일 다른 조합의 기초 화장품을 제조해주는 것이다. 예컨대 피부에 수분이 부족한 날에는 보습 기능을 조금 더 추가한 로션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모바일 시대에 오프라인 방문이 필요 없는 새로운 형식의 화장품이 나왔다"며 "시세이도의 작년 온라인 매출은 전체 매출의 8% 수준이었지만, 올해에는 15%로 늘어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내 스타트업인 버츄얼라이브는 지난해 6월 AR을 통해 헤어스타일을 가상으로 체험해볼 수 있고, 헤어숍을 추천해주는 온·오프라인 연계(O2O) 앱 '헤어핏'을 선보였다. 여러 헤어숍에서 올린 헤어스타일을 구경하다가, 셀카를 찍어 헤어스타일을 합성해 자신에게 어울리는지 바로 알 수 있는 것이다. 이재열 버츄얼라이브 대표는 "강남의 한 헤어숍은 이 앱을 통해 찾아온 고객이 많아져 매출이 20% 늘어났다"고 했다.

◇기술의 혜택…일대일 '퍼스널뷰티' 시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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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쇼핑이 뷰티테크 기술을 견인하면서 일대일 맞춤 화장품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콜마는 연내 3D 프린터 기술 개발업체인 삼영기계와 손잡고 3D 프린터로 제작한 화장품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하면 개별 고객의 선호에 맞춰서 개성적인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스타트업 컬러스는 지난 1일 AI를 이용해 사진 한 장으로 고객의 피부 상태를 점검하고, 맞춤 화장품을 제작해주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10만여 개의 피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사진만으로 주름·모공·색소침전 등 7가지 지표에 점수를 매긴다. 컬러스 홈페이지에서 사진을 한 장 찍으면 3~5초 사이에 피부 나이와 약점들이 나열돼 나온다. 검사 결과에 따라 나만의 기초 화장품 세트를 만들 수 있다. 한 세트 가격은 8만8000원이다. 신완희 컬러스 대표는 "빅데이터 기술로 맞춤 화장품의 가격을 예전에 비해 4분의 1 수준으로 크게 낮췄다"고 말했다.




오로라 기자(auror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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