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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불차' BMW, 부품 없어 리콜 지연..."내년에야 가능" 설명에 운전자들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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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가 최근 집중적으로 발생한 화재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EGR(배기가스재순환장치)를 교체하는 리콜 작업을 19일부터 시작했다. 그러나 리콜 실시 이틀째인 이날까지 부품을 제대로 수급하지 못해 작업이 지연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조선비즈

지난 2일 영동고속도로에서 화재가 발생한 BMW 520d 차량/강원지방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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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이날 리콜을 받기로 했던 BMW 디젤차의 일부 차주들은 리콜전담센터로부터 부품이 확보되지 못해 리콜을 미뤄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BMW 520d 차주 전모씨는 "한시라도 빨리 리콜을 받아 마음놓고 차를 이용할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부품이 없어 리콜을 받지 못한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부터 계속 불이 났다는 기사를 접하고 한 달 가까이 이용을 자제해왔다"며 "이제 와서 부품이 없다며 리콜을 연기하라는 것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아직 리콜 예약날짜를 정하지 않은 차주들은 BMW 서비스센터로부터 부품이 없다는 이유로 예약을 잡는 것조차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소연했다. 일부 차주들은 내년에야 리콜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을 들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치권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BMW는 리콜에 필요한 전체 부품수량 중 극히 일부 물량만 확보한 채 리콜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홍철호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인용해 BMW는 지난 12일 기준으로 1860대의 차량에 대해 EGR 모듈 교체를 완료했고 현재 2745개의 재고부품을 보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지난달 BMW는 디젤차 42종, 10만6317대에 대해 리콜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확보한 부품은 전체 리콜 필요부품 수량 중 2.6%에 불과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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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대국민 사과하는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조선일보DB



BMW코리아는 당초 리콜 기간을 최대한 앞당겨 올해 안에 모든 부품 교체를 끝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리콜이 시작된 상황에서도 필요한 부품을 거의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BMW가 제시한 목표는 ‘공수표’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 때문에 정치권과 업계에서는 BMW가 소비자들의 불만을 덮는데만 급급해 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부품 수급이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고 적절한 보상책을 마련하는데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도대체 소비자들이 BMW를 언제까지 기다려줘야 하느냐"며 "BMW코리아는 현재 부품 수급 상황을 제대로 공개하고 본사에 필요한 부품을 신속히 배송하도록 보다 강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상훈 기자(caesar8199@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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