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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fn 이사람]'룸미러 일체형 미터기' 개발 연제현 르노삼성차 부장 "첨단보다는 작지만 따뜻한 기술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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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30년째 투박한 요금미터기 때문에 차량 실내 인테리어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택시엔 룸미러미터기는 작지만 큰 혁신이죠."

차량의 룸미러와 요금미터기가 하나로 결합된 '룸미러 일체형 요금미터기'를 국내 최초로 개발, 적용한 연제현 르노삼성차 상품기획부장(48·사진)은 '작지만 큰 기술'의 힘을 강조한다. 개발비용이 높은 첨단기술이 아니더라도 작은 아이디어와 관심만 가지면 많은 고객, 특히 소외된 사람들에게는 매우 큰 편의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

지난 3월 르노삼성차가 출시한 SM6 택시에는 미터기가 센터페시아 중앙이 아니라 실내 룸미러에 일체형으로 부착돼 있다. 택시라기보다는 일반 SM6 승용차처럼 인테리어가 깔끔하다.

연 부장은 유럽 출장 중 룸미러 상단에 달린 요금표시판을 처음 접했다. 정돈된 차량 실내와 요금조작이 불가능한 구조가 인상에 남았고, 우리 기술로 진일보한 제품 개발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실제 개발까지는 약 1년이 걸렸다. 룸미러 일체형 요금미터기가 달린 SM6 택시는 요금이 룸미러에 표시된다. 차량 센터페시아 중앙 하단에 별도 설치가 필요했던 기존 택시미터기에 비해 장점이 더 많다. 별도 미터기 설치에 따른 차량손상을 피할 수 있고, 차량 인테리어를 그대로 사용 가능한 게 대표적이다. 택시운전자의 실내공간은 한층 여유롭고, 탑승객은 상단 룸미러에 표시되는 디지털신호를 통해 택시요금을 실시간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운전자는 요금 확인을 위해 고개를 숙일 필요가 없이 전방을 주시하며 요금 확인이 가능해 사고를 줄일 수 있다. 연 부장은 22년간 자동차 개발에 몸담았다. 1995년 대우자동차에서 엔지니어로 시작해 2002년 르노삼성차로 옮긴 후 파워트레인 개발부문에 14년간 몸담았다. 이후 상품기획 부서로 옮겨 자동차 개발 이전 단계에서 고객들의 요구를 개발에 적용하는 상품기획을 맡고 있다.

연 부장은 르노삼성차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의 트레이드마크인 '도넛탱크'를 기획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도넛탱크는 트렁크 안에 원통형 탱크를 넣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도넛 모양의 탱크를 트렁크 아래에 배치했다. 트렁크 공간을 넓게 쓸 수 있을 뿐 아니라, 후방 충돌 시 승객 안전도를 크게 높일 수 있는 게 강점이다.

연 부장이 기획하고 개발한 룸미러 일체형 미터기와 도넛탱크는 국내 택시가 한 단계 진화하는 전환점이 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 부장은 "LPG 차량은 장애인 전용차인데 휠체어나 목발을 트렁크에 제대로 실을 수 없다. 택시가 유모차나 대형 트렁크 가방을 싣지 못하는 것도 택시 기사들뿐 아니라 승객들 모두 큰 불편"이라면서 "거대한 기술은 아니지만 장애인과 택시기사들에게 큰 혜택을 줄 수 있는 따뜻한 기술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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