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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양낙규의 Defence Club]송 장관의 망설임에 철매-Ⅱ양산만 늦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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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영무 국방장관이 2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방개혁안 '국방개혁 2.0' 발표를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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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중거리 대공유도무기인 '철매-Ⅱ' 가 정상적으로 7개포대가 양산된다. 하지만 송영무 국방부장관이 그동안 결정을 미뤄와 당초 양산시점보다 1년가량 늦어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방부는 21일 보도자료를 내고 "북핵ㆍ미사일 대응능력 구비, 수출기반 조성, 예산 활용의 효율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철매-Ⅱ 성능개량을 원안대로 전력화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철매-Ⅱ는 올해 2월 충남 안흥의 ADD 시험장에서 실시한 시험발사에서 M-SAM이 북한의 스커드 미사일과 유사한 표적탄 요격에 성공할 만큼 사실상 개발이 끝났다. 국방예산에도 이미 반영됐기 때문에 양산에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송 장관은 취임이후 철매-Ⅱ 양산결정을 미뤄왔다. 송 장관의 양산축소 의견은 합동참모본부(이하 합참)과 의견충돌이 이어졌다. 합참은 그동안 전시상황에 가치자산보호대상을 모두 지켜내기 위해서는 최소 M-SAM 7개포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M-SAM이 1포대 당 32발을 장착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계획대로 7포대를 구축할 경우 224발을 전력배치할 수 있다. 현재 우리 군이 보유한 패트리엇 8개 포대와 주한미군의 패트리엇 8개포대 등 108발의 요격미사일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송 장관이 철매-Ⅱ대신 이지스함 발사용 SM-3 요격미사일 도입을 염두해 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송 장관은 취임 1주년을 이틀 앞두고 12일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철매-Ⅱ'의 양산계획과 관련해 "생산물량 축소는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전반기와 후반기로 분리해서 가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내후년부터 7~8년 사업을 한다면 2022년(전반기)까지 (양산물량의 절반이) 우선 가고, (후반기에는) 새로운 것이 나오면 옮겨 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은 매년 무기체계가 달라진다"며 철매-Ⅱ를 대체하는 새로운 무기체계가 개발되면 후반기로 배정되는 양산물량은 취소될 가능성도 있음을 언급했다.

송 장관이 정상양산으로 방향을 돌린 것을 놓고 여론악화와 예산을 염두해 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송 장관은 지난달 방위산업추진위원회(방추위) 개최에 앞서 '철매-Ⅱ' 양산에 4대포대만 1차계약을 하고 업체에 손실을 입힌 매몰비용을 보상해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철매-Ⅱ'양산을 축소할 경우 전력차질은 물론 매몰비용이 100억원 가량 발생하고 당초 생산예정이었던 포대 수를 줄이면서 포대당 단가가 올라갈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1개 포대당 단가가 120억원 가량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방위사업청에서 업체에 피해액을 보상해 줄 법적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업체에서는 군을 상대로 소송을 통해 700억원을 보상받겠다는 계획이다. 결국 송 장관의 양산축소 결정으로 국방예산 700억원을 보상해줘야 판이다.

여론도 악화됐다. 송 장관이 취임 때부터 3축체계를 빨리 확보해 공세적인 개념을 담은 국방개혁을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발표가 늦어지면서 전력약화를 우려한 목소리도 높아졌다. 3축체계의 핵심전력인 중거리 대공유도무기(철매-Ⅱ)양산이 늦어지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까지 글이 올라왔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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