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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박원순 '개발 DNA'에 놀란 주택시장…'집값상승' vs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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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여의도 통개발 이어 강북권 집중 개발계획 발표

개발호재 수요심리 자극…정부 집값잡기 노력 무색

뉴스1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서울 강북구 강북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시민과 동고동락 성과보고회에서 강북권 개발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18.8.19/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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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규모 강북 개발계획을 발표하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앙정부가 과열된 집값을 잡기 위해 추가규제를 고민하는 상황에서 이번 강북권 개발계획이 또다시 기폭제가 돼 시장을 더욱 혼란에 빠뜨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박원순 시장이 '강북 집중 투자' 계획을 밝힌 이후 주요 부동산 커뮤니티와 강북권 중개업소 등에 집값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유망투자처 등을 묻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 19일 한 달 간의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 생활을 마무리하면서 강북권 개발계획을 발표했다. 수십년 간 이어진 강남·북 개발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강북 우선 투자' 정책을 펴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우선 비(非)강남권 도시철도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경제성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서울시 재정을 적극 투입해 박 시장 임기 내인 2022년 이전에 조기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대상은 면목선, 우이신설선 연장선, 목동선, 난곡선이다. 구릉지 주택가가 많은 강북권 특성을 고려해 언덕길 모노레일 등 새 교통수단 도입도 검토한다고 했다.

또 '공공기관 이전 추진 TF'를 꾸려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의 강북 이전을 추진한다. 현재 강남권에 소재한 서울주택도시공사(SH), 서울연구원, 인재개발원을 이전하는 한편 시립어린이병원, 시립거점도서관을 신설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에 새로 짓는 돌봄시설(국공립어린이집 등) 90% 이상을 비강남권에 배치하고 강북권 중·고등학교 투자를 늘리는 방안도 담겼다. 비강남권에 방치된 빈집 1000가구를 매입, 개발해 청년·신혼주택 400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일단 그동안 소외됐던 비강남권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맞춤형 개발이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들도 나온다.

하지만 발표 시점에 대해 다소 부적절해 보인다는 지적들이 제기되고 있다. 중앙정부가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집값을 진화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 개발호재를 발표해 '엇박자' 행정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안그래도 정부 규제 여파로 한동안 잠잠하던 서울 집값은 지난달 박 시장이 내놓은 '여의도·용산 통합개발 계획'을 기점으로 또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개발호재가 발표된 용산, 마포, 영등포구와 교통호재가 재조명된 은평, 동대문구 등이 급등하면서 일부 비강남권 집값 상승세가 강남권을 뛰어넘기도 했다.

당황한 정부는 과열을 진화하기 위해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25개 자치구 전역에 대한 부동산 실거래 내역을 조사하는 등 중개업소 합동 단속에 나선 상태다. 또 이달 말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시내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를 확대하는 등 추가 규제를 내놓겠다고 경고한 상황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집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은평구 청량리 등의 경우 모두 교통호재를 발판으로 삼아 오르고 있다"며 "동북선 경전철 등 서울시의 이번 도시철도 계획도 인근 지역의 교통 호재로 작용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양지영 R&C연구소장도 "박 시장이 앞서 언급한 여의도·용산 통합개발 마스터플랜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 사업이지만 발표 한마디로 집값은 폭등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박 시장의 말 한마디가 강북 집값 상승의 또 하나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박 시장의 강북권 개발 계획이 재개발 등 대형 개발사업을 포함하고 있지 않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강북권 개발 사업 내용이 주거환경 개선사업 등 소규모 개발 위주"라며 "대규모·초고층 아파트 개발계획이 없어 파급력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jhk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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