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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아내 '출산 병원' 데려가던 불체 남편 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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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인도적·무차별적 단속에 비난 쇄도 "해도 해도 너무해"

제왕절개 수술을 받으러 임신한 아내를 병원에 데려가던 불체자 남편이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에 의해 구금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15일 라틴계인 호엘 아로나 라라는 아내인 마리아 카르멘 베네가스를 옆자리에 태우고 병원으로 향하다 샌버나디노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던 중 갑자기 들이닥친 ICE 요원들에 의해 연행됐다. 라라는 당시 "(신분증을) 집에 두고 왔는데 아내가 제왕절개 수술을 받으러 가는 급박한 상황"이라고 설명했지만 요원들은 차량 내부를 수색한 뒤 아내 베네가스만 홀로 남겨둔 채 남편 라라를 연행했다. 베네가스는 결국 직접 차를 몰고 병원을 찾아 수술을 받고 아이를 낳았다.

남편 없이 홀로 남겨진 만삭의 아내가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 주유소 내 편의점에 설치된 CCTV를 통해 공개돼 공분을 사기도 했다. 그녀는 "남편은 사소한 교통위반 딱지도 받은 적이 없다. 그런 상황에서 사람을 붙잡아가는 처사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라라는 적법한 체류 증명 없이 가주에 거주하는 멕시코 국적자로 분류돼 이민세관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라는 결국 불법 이민자 구금센터에 수용돼 출산한 아내 곁을 지키지 못했다.

ICE 측은 "우리는 국가 안보와 공공 안전, 국경 보안에 위협이 될 만한 개인에 대한 법 집행에 초점을 두고 있는 기관"이라며 "연방 법률과 기관 규칙에 의해 목표물로 정한 단속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ICE 측은 또 라라가 멕시코에서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수배 중에 있었다고 밝혔다.

샌버나디노 시민단체인 '커뮤니티서비스센터'의 에밀리오 가르시아 국장은 "해도 해도 너무 하다. 불법 이민자들에게 무관용 정책을 집행하는 데 있어 트럼프 행정부의 극도의 무신경함을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

전국 주요 도시들에서 이민 당국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비인도적인 당국의 처사에 비난의 화살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은 오하이오 샐럼에 있는 한 육류가공 공장을 급습해 공장에서 일하고 있던 불체자 146명을 한꺼번에 체포한 바 있다. 무차별적인 단속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2017~2018년 회계연도에 ICE가 과거 추방재판에서 다시 회부한 '행정적 종결' 케이스는 이미 8000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앞선 두 회계연도 동안 각각 3551건과 4847건의 심리가 재개된 것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로 늘어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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