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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자전거 페달 밟듯 ‘균형 독서’해야 넘어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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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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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는 페달의 양쪽에 똑같은 힘을 주면 움직이지 않습니다. 반대로 한쪽 페달에만 계속 힘을 주면 조금 전진하다 멈춥니다. 번갈아가면서 양쪽 페달에 힘을 줘야 계속 앞으로 전진합니다. 독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쪽에만 치우친 독서로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없습니다. 반대 영역의 독서를 통해 균형을 잡아줘야 합니다. 단, 어떤 분야의 독서를 할 것인지는 자신이 선택해야 합니다. 스스로 흥미 있는 분야, 편하게 와닿는 영역의 독서를 우선 선택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입니다.

‘균형형 융합독서’가 이 원리를 따르는 독서입니다. 균형형 융합독서는 ‘편식하지 않는 독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종류나 영역 그리고 방법에 있어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머릿속에서 대립하는 개념들을 적극적으로 읽어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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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균형형 융합독서의 대표 인물입니다. 그는 과학과 예술, 논리와 상상 사이의 균형을 잘 이용합니다. 미술가로서의 시각으로 과학을 바라본 뒤 정밀하고 분석적인 설계도를 그립니다. 반대로 해부학 지식을 이용해 인간 형상의 아름다움을 표현합니다. 그는 사람들에게 ‘예술의 과학’, ‘과학의 예술’을 연구하라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균형형 융합독서는 ‘방법’이 중요합니다. 책 종류에 있어 교과서와 책, 쉬운 책과 어려운 책, 책과 미디어를 번갈아 읽고, 영역에 있어서 인문학과 자연과학, 기술공학과 예술 영역을 번갈아 넘나들며, 방법에 있어서 좌뇌 읽기와 우뇌 읽기, 깊게 읽기와 넓게 읽기, 논리적 읽기와 창의적 읽기 등 대립하는 것들을 찾아서 보완하는 읽기입니다.

교과서는 많은 전문가들이 핵심이 되는 내용을 단계적으로 풀어놓은 것으로 ‘정형화된 틀’이 있는 지식입니다. 학생의 판단이 다양하게 적용될 여지가 적습니다. 또한 거의 암기식 내용이라 학생들이 교과서에서 의미와 가치, 흥미 등 정서적인 측면을 살펴볼 가능성이 작습니다.

반면 책은 누군가의 에세이부터 에스에프(SF) 소설 등 다양하고 흥미로운 내용들을 많이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이 스스로 판단하고 재구성하는 등 생각을 더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뜻입니다. 물론 전체 핵심 체계를 잡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뿌리 없는 편협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따라서 교과서와 책을 혼합해 각각의 장점을 살리면서 읽으면 창의성은 물론 전문성과 효율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이 밖에도 쉬운 책과 어려운 책에 동시에 도전하고, 유튜브 등 영상 정보와 책 등 아날로그 정보의 장점을 살려 융합할 수도 있습니다. 융합에 대해 연구하면 할수록 ‘깊이’의 중요성을 느낍니다. 다빈치 천재성의 핵심은 역학, 과학, 해부학 등 과학적 정교함입니다.

어떤 분야를 ‘깊게 한다’는 것은 몰입한다는 것이고, 몰입한다는 것은 반복해서 모르는 것과 힘든 것을 파고들어 알아낸다는 것입니다. 흔히 반복은 주입식 교육에서나 강조되는 줄 알지만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융합독서에서 반복은 중요한 걸까요? 주제를 반복하든 하나의 책을 반복하든 반복은 이 독서에서도 대단히 중요합니다. 처음 운전을 배우거나 초보일 때는 운전대에서 손 한 번 떼기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운전을 계속하다 보면 숙달돼 자유롭게 한 손을 이용해 다양한 것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이처럼 하나에 숙달하고, 이어 다른 것도 시도하는 역동적 몰입독서가 강한 균형형 융합독서의 성공조건입니다.

박동호(‘한겨레교육 융합독서지도사 과정’ 강사, 메타센스 융합인재교육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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