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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한국 승마 김혁 “정유라 때문에 더 열심히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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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장마술 단체전 6연패 실패

지난 대회 선발전 정유라에 밀려

“개인전에서 꼭 금메달 따겠다”

중앙일보

한국 승마의 김혁이 20일 단체전 6연패 달성에 실패했지만,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꼭 따내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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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승마가 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6회 연속 우승을 이루지 못했다.

한국은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국제승마공원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김혁(23·경남승마협회), 김균섭(37·인천체육회), 김춘필(40·발리오스승마단), 남동헌(30·모나미승마단)이 출전했지만, 숙적 일본에게 밀려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상위 3명의 평균 점수에서 68.440%를 얻었다. 일본은 69.499%을, 동메달인 태국은 66.715%를 얻었다. 한국은 이로써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부터 5회 연속 이어온 마장마술 단체전 우승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대표팀 에이스 김혁은 5회 연속 우승 행진이 자신이 출전한 대회에서 끝났다는 사실에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는 “조금 더 높은 포인트를 받았어야 했다. 더 열심히 해야 했다”며 “저 자신에게 부끄럽다”고 말했다. 한국 마장마술의 새로운 에이스로 74% 이상은 충분히 받던 김혁이었지만 부담감을 극복하지 못한 듯 점수가 그의 예상을 밑돌았기 때문이다.

특히 김혁은 2014년 인천 대회 때의 아쉬움을 씻어내지 못했다. 당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김혁은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국정농단 사태를 일으킨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에게 밀린 것이다.

당시 정유라는 경기 중 여러 차례 실수를 저질렀지만 감점 받지 않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특혜 논란 속에 대표팀에 선발된 정유라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고, 메달을 목에 걸고 이화여대 승마 특기생 면접을 치러 합격했다. 2013년 4월 경북 상주에서 열린 한국마사회컵 전국승마대회에서 정유라를 꺾고 우승했던 김혁은 불공정한 판정으로 금메달 기회를 놓친 셈이었다.

김혁은 대표 선발전 탈락 이후 억울함에 한 달 동안 고삐를 놓았다. 선수 생활을 그만둘 생각도 했지만, 다시 일어섰다.

김혁은 올해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 당당히 1위에 올랐다. 그러나 4년 전 놓친 금메달과는 이번에도 인연이 없었다.

그는 “정유라 때문에 오히려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다”며 “사실 그 일 때문에 말도 안 탈까 생각도 했지만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고, 좋아하는 일이라 더 열심히 하자고 각오를 다졌다”고 말했다.

김혁에게는 아직 개인전이 남아 있다. 마장마술 개인전은 21일 예선을 치른다. 예선을 통과한 15명(국가별 최대 2명)은 23일 결선을 벌여 메달 주인을 가린다. 김혁은 “개인전에서는 꼭 금메달 따서 국민에게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마장마술은 60×20m 넓이의 평탄한 마장에서 정해진 운동 과목을 정확하고 아름답게 연기하는지를 심판이 평가하는 종목이다. 단체전은 국가별 4명까지 출전해 상위 3명의 성적을 합쳐 순위를 가린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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