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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이성과 악수 거부' 무슬림커플, 스위스 시민권 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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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한 지방정부가 ‘이성과 악수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무슬림 커플의 시민권 허가 요청을 반려했다.

세계일보

EPA


18일(현지시간) AFP통신, 가디언 등에 따르면 스위스 로잔 정부는 전날 이성에 대한 존중이 결여됐다는 이유로 무슬림 커플의 시민권 신청서를 반려했다. 그레고어 주노드 로잔 시장은 “로잔시 위원회가 몇 달 전 이들이 스위스 시민이 되는 것이 적합한지 판단하기 위해 여러 질문을 했다”며 “이들은 이성과 악수를 거부했고, 이성이 하는 질문에도 대답하길 꺼려했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일부 이슬람권에서는 가족처럼 가까운 친인척 이성과만 신체적 접촉을 허용하는 전통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노드 시장은 개인이 가진 신념과 종교가 로잔 정부를 포함한 보주(the Canton of Vaud)의 주법 안에서만 허용된다고 지적했다. 특정 종교의 행위가 이 법에 배치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그는 강조했다. 피에르 앙두안 힐드브랑 로잔 부시장 역시 “이 커플의 신청이 반려돼서 만족스럽게 생각한다”며 “헌법과 남녀의 평등 문제가 (특정 종교의) 편견보다 더 가치 있다”고 밝혔다.

이 커플은 30일 안에 로잔 정부의 결정에 불복해 항소할 수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가디언은 이성과의 악수가 스위스에서 문제가 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6년 스위스 한 학교에서 시리아 형제들이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여성인 선생과 악수를 하지 않는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이 학교는 이들의 무슬림 전통을 존중해 시리아 형제들의 이런 행위를 용인했다. 스위스에서는 선생에게 존경을 보내는 의미로 악수를 하는 전통이 있기 때문에 이 사건은 스위스 전역에서 논란이 됐다. 이후 이 학교가 있는 지방정부는 학교의 결정이 잘못됐다고 결정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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