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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보이스V] 이탈리아 다리 무너지던 순간…"종말의 한 장면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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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이탈리아 서북부 제노바 고속도로를 달리던 알레산드로 메그나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메그나는 그날을 "종말의 한 장면 같았다"고 기억했습니다. 눈앞에서 다리가 무너져내리면서 차량 30여 대가 45m 아래로 추락한 겁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만 약 40명. 모란디 다리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 차량 35대 한꺼번에 추락…휴가철 겹쳐 늘어난 사상자들

1968년 완공된 모란디 다리는 탑에 교량을 케이블로 연결하는 사장교로 길이가 1.1km에 달합니다. 프랑스로 향하는 고속도로와 밀라노 방향의 고속도로를 연결하는 다리로 이탈리아에서 가장 붐비는 곳 중 하나였습니다. 남프랑스에서 이탈리아로 넘어가는 길목이어서 한국 관광객들도 많이 다니는 다리입니다.

붕괴 사고가 있었던 그 날 모란디 다리의 통행량은 평소보다 많았습니다. 휴가철인 데다가 사고 이튿날이 프랑스와 스페인의 공휴일인 성모승천대축일이었기 때문입니다.

평화롭던 다리가 아수라장이 된 것은 14일 오전 11시쯤이었습니다. 교각과 상판 80미터 가량이 무너져 내렸고 다리 위에 있던 차량 35대가 한꺼번에 추락했습니다. 다리 위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공포에 질려 차 밖으로 뛰쳐나왔고 참혹한 광경에 소리를 질렀습니다.

가족, 연인, 친구들과 휴가를 즐기기 위해 다리를 건너던 사람들. 평소처럼 다리 밑을 지나 집으로 향하던 이들. 그중 누구도 다리가 무너질 거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생존자 : "10m 정도 날았어요. 벽에 부딪혔는데 그게 다예요. 다른 건 기억이 안 나요. "]

■ "불과 2년 전에 보강공사 했는데…" 대형 참사에 분노하는 시민들

사고 이후 구조대원 수백 명이 현장에 투입됐고 구조견과 헬기까지 동원돼 밤샘 수색이 진행됐습니다. 이탈리아 당국은 추가 붕괴를 우려해 모란디 다리 아래에 있는 아파트 주민 600여 명을 대피시켰고 주세페 콘테 총리는제노바 일대에 12개월 동안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낸 붕괴 사고에 시민들은 큰 슬픔에 빠졌습니다. 애도의 물결과 함께 사고 원인을 제대로 밝혀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모란디 다리가 불과 2년 전인 2016년에 보강공사를 마쳤고 수년 전부터 전문가들이 붕괴 위험을 지적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탈리아 사회는 분노로 들끓었습니다. 교량 운영업체를 소유한 이탈리아 패션 명가 베네통은 지금 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습니다.

■ "모란디 다리 당장 교체해야 했는데…" 참사는 예견된 인재(人災)였다?

모란디 다리가 무너진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탈리아 검찰은 인재(人災)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실제로 각종 정황과 전문가들의 분석이 이를 뒷받침하는 상황인데요.

영국의 교량 전문가 이언 퍼스는 부실한 유지, 관리가 붕괴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모란디 다리는 지어진 지 얼마 안 된 1970년대에도 보수 공사가 잦았고 사고 당시에도 보수가 진행 중이었습니다.

설계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탈리아 제노바 대학의 안토니오 브렌시크 교수는 2016년 모란디 다리는 '엔지니어링의 실패'라며 다리를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최근 제네바 지역에서 발생한 폭풍우와 늘어난 통행량이 이번 사고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사고 현장은 언젠가 수습되고 다리는 다시 지어지지만 끔찍한 그날을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이탈리아를 비통에 빠트린 모란디 다리 참사.
전 세계에 다시 한번 뼈아픈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 SBS 뉴스의 오디오 특화 콘텐츠 '보이스'가 '보이스 V'라는 이름의 비디오 콘텐츠로 새롭게 단장해 여러분들을 찾아갑니다. 당신이 원하는 뉴스, 당신을 위한 비디오 콘텐츠. SBS 보이스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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