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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인터뷰②] '공작' 윤종빈 "아직도 통신보안 이병 허지훈? 연기 계획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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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CJ엔터테인먼트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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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공작' 윤종빈 감독은 연출자로서 뿐만 아니라 배우로서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졸업작품이자 독립영화인 '용서받지 못한 자'에서 연출 뿐 아니라 허지훈이라는 캐릭터를 맡아 연기까지 소화한 것. 저예산 영화였던 '용서받지 못한 자'는 여전히 독립영화 명작으로 기억되고 있으며, 그해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돼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윤종빈 감독의 영화 관련 댓글에는 '통신보안 이병 허지훈'을 언급하는 글이 심심찮게 보인다. 윤종빈 감독은 "내 기사의 예상 댓글은 뻔하다. '그러면 도와줄 수 없어' '피살 전문 감독' '통신 보안 이병 허지훈입니다'. 다 그런 얘기다"라고 자신이 확인한 댓글에 대해 언급했다.

"영화에 대한 반응은 다 체크합니다. 그렇지만 리뷰나 댓글은 자세하게 못 보겠어요. 매번 하는 얘기가 이렇게 유튜브 시대가 올 줄 알았다면 연기 안 했다는 말이에요. 2005년도에는 유튜브 시대가 올 줄 몰랐어요. 이렇게 돌아다닐 줄이야. 온갖 패러디에 합성까지. 문재인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나오는 것도 있더라고요. 더빙 전문가가 더빙까지 해서요. 어휴, 우리 애가 6살이어서 다행이지. 애가 더 크면 볼 거 아니에요? 빨리 외국 보내야겠어요.(웃음)"

앞으로 또 연기를 계속할 생각이 없냐고 했더니 "향후 20년 유튜브 시대가 끝날 때까지는 배우를 하지 않겠다"고 한다. 재미도 없고, 연출을 하는 것과 비교해보면 시간과 노력 대비해 돈도 안 된단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윤 감독은 최근작인 '베를린'과 '춘몽' 등에서 비중 있는 배역으로 관객들을 만난 바 있다. 단, '베를린'에 대해서는 "연출가의 판단 미스로 인한 미스 캐스팅"이라고 혹평(?)을 쏟았다.

"류승완 감독님 잘못이에요. 정확하게! 처음에 내가 '(캐릭터와) 안 어울리는데요?'라고 했었어요. 오프닝이고 안 될 거 같은데 싶지만 그냥 했어요. 시키는대로. 그때는 좋다, 웃기다 하고 후에 영화를 봤는데, 편집을 쿵쾅쿵쾅 해놓으셨어요. 저는 얼굴도 없이 대사가 나오는데 어떡하겠어요? 이상하죠. 류승완 감독님의 미스 캐스팅이에요. 저도 복수를 한 번 하려고 '군도' 때 불렀는데 눈치 채고 안 하려고 하시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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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 포스터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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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그동안도 여러 작품에서 캐스팅 제의를 받았다고 한다. 영화 뿐 아니라 TV 주말드라마 작품들도 있었다고. 하지만 윤 감독은 "내 무덤을 내가 파고 싶지 않다"면서 '인텔리'한 감독으로 남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사실 윤종빈 감독이 원하는 것은 지금까지처럼 계속해서 '사랑에 빠지듯' 영화를 하는 것이다.

"연애를 할 때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 데는 이유가 있어서 좋아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영화 연출도 처음 시작할 때 그래요. 모르는 거 같은데 재밌을 것 같다 싶은 생각이 드는, 본능적인 거라서 순수하게 하게 되는 거라서, 3~4년 준비 기간을 버틸 수 있는 거죠. 사랑에 빠져도 힘든 과정이 있죠. 그런데 버틸 수 있는 건 사랑하기 때문이죠. 영화는 연애와 같아요. 잘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공작'은 이렇게 '사랑에 빠져' 시작할 수 있었던 영화다. 우연히 알게 된 소재였고, 블랙리스트가 존재했던 전 정권에서 눈치 보지 않고 쉽게 만들 수 있는 영화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지혜롭게 이 모든 준비 과정을 마쳤고, 관객들에게 근사한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었다.

"궁극적으로 저는 '공작'이 스파이의 정체성에 대한 영화라고 생각했어요. 스파이라는 건 일종의 군인이죠. 군인에게 제일 중요한 건 피아식별입니다. 스파이가 군인으로서 적으로 보던 사람이 동지라고 느껴지고, 동지로 느꼈던 사람이 알고 보니 적이었고 그런 것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스파이는 냉전의 산물이에요. 냉전시대 그런 시선을 갖고 이데올로기를 갖고 상대를 보는 것을 탈피해서, 한 인간의 시선이 변해가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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