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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터키 "美 추가 제재에도 물러서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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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가 미국의 추가 제재에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17일 밝혔다. 전날 미국이 터키에 구금된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을 석방하지 않으면 추가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한 데 대한 정부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이날 국영 아나돌루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루흐사르 페칸 터키 통상장관은 "우리는 이미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정에 따라 (미국의 제재에) 대응해왔다"며 "앞으로 계속해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전날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브런슨 목사를 즉시 풀어주지 않으면 추가 제재를 가할 것"이라며 "우리는 계획한 더 많은 것을 보여줄 것"이라며 터키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23년간 터키에 거주하며 작은 교회를 운영해 온 브런슨 목사는 2년 전 터키 반정부 세력인 쿠르드 무장조직을 지원하고 간첩 행위를 했다는 혐의로 구금됐다. 이로 인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이었던 양국은 외교적 갈등을 빚게 됐고, 이 갈등은 무역 갈등으로 격화됐다.

미국은 지난 3월 터키를 포함한 철강·알루미늄 수입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는 조치를 취한 데 이어 지난 10일 터키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2배로 인상한다는 강력한 조치를 발표했다. 터키가 브런슨 목사를 석방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터키는 닷새만에 승용차와 주류, 담배 등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2배로 인상하는 조치를 취하는 등 미국의 경고에 굴복하지 않고 맞섰다.

미국과의 외교·무역 갈등으로 지난 13일 달러당 리라화 환율이 7.24리라까지 치솟으며 리라화 가치가 역대 최저로 하락했지만 이후 리라화는 다시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경고대로 터키에 추가 제재를 가한다면 진정되고 있던 터키 금융이 다시 소용돌이 속에 빠져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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