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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수감' 신동빈 "朴정부 정책 협조했을 뿐…현 상황 납득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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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 결심공판 앞두고 발언권 얻어 '억울함' 토로

"롯데 50년간 늘 현안 존재…면세점 현안 시급 안해"

"억울함 들어달라" 재판부에 호소…29일 결심공판

이데일리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관련 청탁을 하고 뇌물을 건넨 혐의로 1심에서 법정구속된 신동빈(63) 롯데그룹 회장이 “납득이 안된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신 회장은 17일 서울고법 형사8부(재판장 강승준)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직접 발언을 통해 “박 전 대통령과 단독 면담 자리에서 스포츠 전반 지원 요청을 받고 정부 시책에 적극 협조한 것인데 뇌물을 제공했다며 기소되고 구속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신 회장은 지난 2월 1심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2년6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신 회장은 “(면담 전) 박 전 대통령이 저희 아버님(신격호 명예회장)을 존경한다고 들어서 (경영권 분쟁으로) 저를 나쁘게 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면세점 청탁은 생각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의 순수한 지원 요청이라고 생각해 (K스포츠재단에) 기부금을 냈다, 면세점을 하기 위해 뇌물을 준 것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회장은 검찰과 1심이 ‘부정한 청탁’ 대상으로 판단한 면세점 특허 재취득과 관련해 “사업을 하면 현안이란 것이 다 있고 저희 그룹도 52년 동안 현안이 없던 적은 한 해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단독면담이 있던) 2016년에 면세점 재승인인 경영권 분쟁, 복합쇼핑몰 영업규제, 가습기 살균제 등과 여러 현안 중 하나에 불과했다”며 “단독면담 당시엔 상당 부분 이미 해결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월드타워면세점 특허 재취득이 호텔롯데 상장을 통한 지배력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논리에 대해서도 “제 개인 그룹 지배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K스포츠재단에 지원도 그룹 차원의 순수한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선 정부 정책에 맞게 돈도 기부해야 한다”며 “박근혜정부에서도 창조경제혁신센터, 평창올림픽, 대한스키협회 등에 수백억원씩 지원했다”고 전했다.

이어 “롯데는 다른 나라에서도 사회공헌 활동을 많이 했다”며 “인도네시아정부로부터 아시안게임 후원 요청을 받았고 지난달에는 일본 정부 요청을 받고 서부지역 호우 피해 관련 2억엔을 기부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저는 1994년 다니던 영국투자은행을 그만두고 롯데에 입사해 30년 동안 오로지 그룹 성장과 나라 경제를 위한 좋은 경영자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살았다”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단기적 이익의 향상보다 장기적 기업 성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른 살이 다 돼 한국에 와 한국말도 못했던 저는 국내에선 외부 인사를 만나는 일이 없었다. (경영권 분쟁 이후) 저와 저희 그룹에 대한 많은 오해를 풀어야 한다고 생각해 만나기 시작했다”며 “평소 소신대로 철저히 조심했고 나중에 곤란한 일이 생길 수 있어 그룹에 대한 특별대우를 부탁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월드타워면세점 특허 상실 가능성과 관련해 “이번 재판 결과에 따라 (특허) 취소가 될 수 있다는 우려스러운 말을 들었다. 그렇게 되면 2000명 이상의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는다”고 호소했다. 또 “저는 그룹 회장으로서 해야 하는 본연의 일을 못한 지 6개월 이상 지났다”며 “최근 몇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일자리를 제일 많이 제공한 그룹이라 생각하는데 올해 하반기에 신규채용 투자계획도 확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의 억울함을 들어주시길 간절히 요청드리며 말씀을 마치겠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재판부는 오는 29일 신 회장 국정농단 사건을 비롯해 롯데 총수일가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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