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폭염의 정석’ 완전 독해…“2018년은 1994년의 쌍둥이 형”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닮은꼴

①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 발달

② 서태평양 고수온탓 한반도 대류 억제

③ 중위도 지역 동서방향 고기압 트레인

④ 장마기간 평년보다 짧고 강수량 적어

다른점

2018년에 두 고기압 세력 훨씬 강해

1994년 2개 태풍으로 폭염 완화했으나

올해 2개 태풍은 폭염과 열대야 강화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올해 여름철(6월1일~8월16일) 평균최고기온은 30.7도로 1994년과 똑같다. 전국 평균기온도 각각 25.5도와 25.4도로 거의 같다. 폭염일수는 올해(29.2일)가 94년(27.5일)보다 많지만, 열대야는 94년(16.6일)이 올해(15.7일)보다 많다.

기상청은 17일 올해와 1994년의 폭염 원인을 비교 분석한 결과 올해와 94년 폭염이 쌍둥이처럼 유사하지만 올해 북태평양고기압이 더욱 강해 갖가지 기록들이 새로 세워졌다고 밝혔다.

폭염의 1차적인 원인으로 주목되는 것은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의 발달이다. 두 해 모두 우리나라 주변 상층 대기층에 티베트고기압이, 대기 중·하층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강하게 발달했다.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덥고 습한 공기가 유입되고 맑은 날씨로 강한 햇볕이 내리쬐면서 무더운 날이 이어졌다는 풀이다. 올해와 94년이 다른 점은 두 고기압 세력이 훨씬 강하고 폭넓게 발달했다는 것이다.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런 북태평양고기압이 발달한 데는 열대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높게 유지된 것이 원인으로 제시됐다. 올해는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의 열대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중립 상태를 보인 반면 1994년에는 봄철부터 엘니뇨가 이어졌다. 하지만 두 해 모두 열대 서태평양에서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게 유지돼 필리핀해 부근에서 상승기류가 활발했던 반면 이 상승기류가 우리나라 남쪽 해상에서 하강기류로 바뀌면서 대류를 억제해 북태평양고기압의 발달에 기여했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두 해 모두 중위도 지역을 중심으로 온난한 성질의 고기압들이 동서 방향으로 늘어서 있는 ‘고기압 트레인’ 기압계가 나타났다. 특히 올해 이 고기압들은 94년에 비해 강해 유럽과 중동, 동아시아, 북미를 중심으로 폭염과 산불 등 기상재해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기압패턴에 따라 중위도 지역에서의 제트기류가 평년보다 북쪽에 위치해 중위도 대기 상층의 동서흐름이 정체돼 폭염이 지속됐다는 것이 기상청의 분석이다. 제트기류는 8~18㎞ 상공에 폭이 좁고 속도가 아주 강한 편성풍으로 남북의 기온 차가 큰 지역에서 나타는 현상을 말한다.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1994년에는 8월 상순 제11호 태풍 ‘브렌든’과 제14호 태풍 ‘엘리’ 영향으로 두 차례 많은 비로 더위를 일시적으로 식혔으나, 올해는 제10호 ‘암필’과 제12호 ‘종다리’가 오히려 폭염을 강화시켰다.

결국 이런 차이로 올해 8월1일 홍천에서는 역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기온(41.0도) 기록이 세워졌고, 서울에서도 같은날 기상 관측 111년 만에 가장 높은 39.6도가 관측됐다. 밤 사이 기온이 30도를 넘는 ‘초열대야’도 잇따라 8월2일에는 서울에서 30.3도가 관측되고 8월8일 강릉에서는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높은 최저기온인 30.9도가 기록됐다.

두 해가 쌍둥이처럼 닮은 또다른 점은 장마기간이 짧고 강수량이 적었다는 것이다. 올해 장마는 7월11일 중부지방에서 종료돼 중부지방의 장마기간이 16일로 1973년 이래 두번째로 짧았으며, 94년에도 중부지방 장마기간은 22일, 남부지방은 15일로 평년(32일)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강수량도 평년보다 적어 중부지방의 경우 올해는 281.7㎜, 1994년에는 206.1㎜로 평년(366.4㎜)보다 훨씬 적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화보] 폭염, 전국이 끓다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오늘의 추천 뉴스]
[▶ 블록체인 미디어 : 코인데스크] [신문구독]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