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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프랑스 길거리에 '야외 소변기'가..."흉하다" 시민들 거센 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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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佛파리 관광지에 4개 야외 소변기 설치...올해 1곳·내년에도 추가 설치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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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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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프랑스 파리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은 유명 관광지에서 다소 민망한 야외 소변기를 많이 볼 수 있을 것 같다.

노상방뇨로 위생·악취 문제 등 골머리를 앓고 있는 프랑스가 야외 소변기 설치를 늘리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랑스 시민들은 보기 흉하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CNBC, CNN 등이 보도했다.

프랑스 정부는 2016년부터 도시 정비 사업인 '클린 파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친환경 야외 소변기 관련 연구와 디자인을 시작했고, 6월 완성해 9월부터 소변기 설치를 시작했다. 야외 소변기는 프랑스어로 '위리트로투아(Uritrottoir)'로 불린다. 소변기를 뜻하는 'urinal'와 인도를 의미하는 'trottoir'의 합성어다.

정부는 이 소변기가 친환경인 데다가 노상방뇨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적극 홍보 중이다. 소변기를 이용하면 물이 필요없이 통 내부의 밀짚, 톱밥, 목재가 섞여서 거름으로 바뀐다. 모양은 우체통과 비슷하다. 소변기 상단이 빨간색으로 칠해져 눈에 쉽게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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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시는 현재까지 총 4개의 야외 소변기를 설치했는데, 그동안 효과가 좋다고 판단해 올해 내로 1개의 소변기를 더 설치하고, 내년부터는 디자인을 8가지로 늘려서 다양한 형태의 소변기를 구비할 예정이다.

하지만 파리 시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도시 미관을 해친다며 대규모 시위를 위한 서명 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노상방뇨가 주로 발생하는 지역에 야외 소변기가 설치되다보니, 노트르담 성당이나 센느강 인근 등 유명 관광지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한 파리 시민은 "주변 경관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길거리 소변기를 좋은 생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소변기는 전혀 매력적이지 않고 더러워 보이며, 주변 경관과도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노트르담 성당 같은 역사적인 장소 앞에 설치할 필요가 있느냐"면서 "인근에는 초등학교도 있어 오히려 노출증을 조장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아리엘 베유 파리 4구청장은 야외 소변기 설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거리에서 소변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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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가 유럽내에서 첫번째로 야외 소변기를 설치한 건 아니다. 이미 수년 전부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비롯해 벨기에 일부 도시에서도 실험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암스테르담에서는 지난해 한 여성이 노상방뇨를 하다 벌금을 물자, 여성용 야외 소변기 설치도 똑같이 늘려달라는 항의 시위가 벌어지는 등 소변기를 둘러싼 각종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CNN은 시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야외 소변기가 프랑스에선 15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진 상징성이 있다고도 전했다.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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