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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왕경 밖에서 처음 발견된 신라의 '백제공격용' 군사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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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와 백제가 각축을 벌였던 충북 옥천에서 신라군의 산상 군사도로로 추정되는 유구가 확인됐다.

의료기기 산업단지 예정지인 충북 옥천군 옥천읍 서대리 일대를 발굴중인 충북문화재연구원은 16일 “7세기 무렵 신라군이 능선을 따라 조성한 것으로 보이는 산상 군사도로 유구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도로 유구는 해발 150∼160m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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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능선 정상부에서 보였으며, 현재까지 확인된 길이 322m, 폭 5.2∼5.6m, 최대 깊이 90㎝ 규모이다.

조사단은 “유구와 출토유물을 종합판단한 결과 늦어도 7세기 이후 신라가 백제를 공격하기 위해 조성한 군사도로로 판단된다”면서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도로가 왕경인 경주가 아닌 지방에서 확인된 첫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 도로유구는 경주~대구~김천~대전~공주를 잇는 선상에 있으며, 경부고속도로에서 2㎞ 정도 떨어져 있다.

충북 옥천은 554년 신라가 백제 성왕을 전사시키는 등 백제군 3만명을 몰살시킨 관산성 전투가 벌어진 곳이다. 성왕은 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태자 창(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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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주장을 받아들여 신라와 전투를 벌였다가 참패했다. 이후에도 백제-신라 양국은 이곳을 차지하기 위해 혈투를 벌였다. 발굴단은 “삼국사기에 언급된 보은·옥천 방면에서 공주에 이르는 군량 운송로인 웅진도의 일부일 수도 있다”며 “정상 부근에 직선에 가깝게 도로를 낸 것을 보면 군수물자를 쉽고 빠르게 운송하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출토된 유물은 7세기 신라 토기 조각과 고려청자, 조선백자 조각이 다양하다. 백제·신라부터 조선까지 군사상 도로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이기환 선임기자 lk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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