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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사상초유 조계종 총무원장 탄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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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퇴 압박을 받아 온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사진)에 대한 불신임안이 16일 가결됐다. 조계종 역사상 총무원장 불신임안이 중앙종회에 상정돼 가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계종 중앙종회는 이날 오전 한국불교역사문화관 2층 국제회의실에서 제211회 임시회의를 열어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의 건'을 재적 의원 75명 중 56명 찬성(기권 4명, 반대 14명, 무효 1명)으로 가결했다. 설정 스님이 "종단 개혁의 초석을 마련하고 2018년 12월 31일 총무원장직을 사퇴할 것"이라며 즉각 퇴진을 거부한 지 불과 사흘 만이다.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안은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로 상정되며,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으면 가결된다. 이날 회의에는 재적 의원 75명 전원이 참석했다. 앞서 중앙종회 내 최대 계파인 불교광장 소속 43명은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안을 발의했고, 조계종 중앙종회는 전날 의장단·상임분과위원장·총무분과위원회 연석회의에서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의 건'을 상정하기로 했다.

발의를 주도한 범해 스님 등 43명은 "설정 스님이 제기된 의혹에 대해 명확하게 소명하지 못해 종단의 혼란을 야기하고 16일 용퇴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이를 번복해 종단의 신뢰를 실추시켰다"며 이유를 밝혔다. 설정 스님은 지난해 9월 총무원장 선거에 나서면서부터 숨겨둔 친딸 문제, 학력 위조, 재산 형성 등 의혹에 휘말려 불교계 안팎에서 거센 사퇴 요구를 받아왔다. 이날 중앙종회에서 가결된 총무원장 불신임안은 오는 22일 열리는 원로회의에서 추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추인되면 설정 스님은 즉시 해임된다.

[허연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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