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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열을 내려 주는-시원한 메밀국수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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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들은 ‘이열치열’이라 하며 한여름에도 뜨거운 음식을 먹고 열을 다스리라 했지만, 불볕더위 아래 서면 열을 다스리기는커녕 어떻게든 피하고만 싶다. 입맛도 뚝 떨어졌는데 시원하면서 열도 내리고 몸에도 좋은 음식이 없을까, 해서 지인들 SNS를 구경하다 보니 차가운 판메밀이 눈에 많이 띈다. 식재료의 성질도 차고 시원하게 먹을 수 있게 조리된 메밀. 오늘은 너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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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골막국수

춘천 하면 막국수와 닭갈비라 할 정도로 맛있는 막국수 집이 많은데, 이번에 소개할 집은 시골막국수다. 춘천시가 공식적인 명가로 지정한 집이다. 메뉴는 막국수, 편육, 총떡, 촌두부 등인데 무엇을 시켜도 오래 걸리지 않고 바로 바로 나온다. 이것이 시스템의 힘. 둘이서 막국수(7000원) 두 그릇과 메밀총떡(6000원)을 시키면 딱 좋다. 알싸하니 맵게 무친 무채를 쫄깃한 메밀로 싼 메밀전병이 입맛을 돋운다. 막국수는 둥글게 말아 올린 국수 위에 고추장 양념과 채 썬 오이, 편육 한 점과 삶은 달걀을 올려 먹음직스럽다. 여기에 마치 땅속에 묻은 항아리에서 막 퍼 온 듯 시원한 동치미 국물을 넉넉히 부어 준다. 양념장을 풀어 섞어 먹으면 매콤달콤하면서 시원하다. 춘천까지 가는 게 부담스러운 이들을 위해 스타필드하남에도 지점을 두었다.

위치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 율문길 100 영업 시간 11:00~21:00 *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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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 앞-유림면

1962년부터 이 자리에 있었다 하니 올해로 56년 역사를 맞이한 곳이다. 나 역시 20년 이상 이 집 판메밀을 먹으러 드나들었는데, 여러 차례 리뉴얼 하긴 했지만 기본 구조는 많이 바뀌지 않았다. 모 드라마에 나온 이후 ‘우동 맛집’으로 검색되는데, 이 집의 기본은 뭐니 뭐니 해도 메밀국수다. 8000원짜리 메밀국수를 시키면 아래, 위로 두 판의 메밀 면과 직접 담근 큼직하고 아삭한 단무지, 파채, 갈아 놓은 무를 아예 넣어 주는 메밀 간장이 나온다. 이 집 내공이 고스란히 들어 있음을 증명하듯 메밀 간장을 추가하려면 1000원을 더 내야 한다. 매콤한 맛이 당길 때는 비빔메밀을 시켜도 좋다. 메밀 면 위에 고추장 소스와 고명을 듬뿍 올려 주는데, 쌉싸래한 메밀과 소스의 감칠맛이 잘 어울린다. 사무실이 많은 지역이라 식사 시간에 손님이 많이 몰린다는 점과 선불이라는 점은 감안하는 게 좋다.

위치 서울 서소문로 139-1 영업 시간 11:00~21:00 *둘째 넷째 일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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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동-광장동가온

광장동에서 맛집으로 이름을 알린 ‘광장동가온’이 복합문화공간 ‘명동1898’에 있다. 겨울에는 진한 사골 국물이 유명한 국시집이지만 한여름엔 시원한 초계메밀국수를 찾는 손님이 많다. 성당 부속 건물 안에 있으며, 깔끔한 실내 인테리어와 친절한 응대는 기본이고 테이블에 앉으면 먼저 내오는 물김치가 예술이다. 아삭한 열무와 시원한 김칫국이 재료를 아끼지 않는 맛집의 첫인상을 준다. 초계메밀국시(1만 원)는 메밀 면을 곱게 올려 그릇에 담고, 육수 명가답게 진하게 내린 육수를 시원하게 식혀 메밀 면 위에 부은 뒤, 푹 삶아서 잘게 찢은 닭 살코기를 푸짐하게 얹어 준다. 간간하게 절인 오이와 무 초절임, 달걀 지단 위에 검은깨까지 살짝 뿌린 모양새가 먹음직스럽다. 여기에 고춧가루를 약간 뿌려 먹으면 한여름 더위도 식히고 몸보신도 해 줄 음식으로 일품이다.

위치 서울 명동길 74 영업 시간 10:30~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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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역-오무라안

마천루로 가득한 테헤란로에서는 한 블록만 들어가면 크고 작은 맛집들이 있는데, 대부분 점심시간에는 문전성시를 이룬다. 오무라안은 그중에도 유난히 줄이 긴 소바 맛집이다. 이곳을 찾기 전 반드시 예약을 하고 가야 한다. 1950년 도쿄에서 시작한 소바 집 가업을 잇고 있는 일본인 사장님이 직접 소바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주문하면 음식 나올 때까지 주전부리로 튀긴 메밀국수를 주는데, 이게 은근 맛있어서 자꾸 손이 간다. 유명한 도로로소바(1만2000원)는 간 마 위에 달걀 노른자를 올리고 김을 얹은 소스에 메밀국수를 적셔 먹는 음식. 덤덤한 맛의 면을 진득한 소스에 찍어 먹으니 메밀국수의 새로운 세상이다. 입속에서 느껴지는 식감이 다채롭고, 감칠맛이 풍부하다. 마를 싫어한다면 일반 소바를 시켜도 면 자체가 맛있어 깔끔한 메밀의 제 맛을 볼 수 있다.

위치 서울 강남구 논현로79길 66 영업 시간 11:30~22:00, 브레이크 타임 14:00~17:30, 토요일 11:30~21:00 *첫째 토요일과 일요일 휴무

[글과 사진 신혜연(콘텐츠 기획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42호 (18.08.2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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