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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이탈리아 다리 붕괴, 잔해속 비명 소리… 구조대 200여명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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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39명 사망… 10여명 치료중

교량 부실관리 책임 물어 도로 운영사에 벌금 2000억원

이탈리아 북부 제노바에서 발생한 다리 붕괴 사고로 최소 39명이 사망했다고 AP통신 등이 구조 당국자를 인용해 1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중상자가 있어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지난 14일 오전 11시 30분쯤 'A10 고속도로' 구간 중 모란디 다리 200m 구간이 무너져 내렸다. 차량 수십대가 약 45m 아래로 떨어졌다. 목격자 알레산드로 메그나는 "종말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고 현지 매체에 말했다. 15일 오후 3시 현재 최소 39명이 사망하고, 10여 명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무너진 다리는 교량 아래에 있는 주택과 공장 등을 덮치지는 않았다.

사고 직후부터 200여 명의 구조대가 투입돼 탐지견을 동원하는 등 밤새 구조작업을 벌였다. 무너진 다리 잔해 속에서 비명이 들리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추가 붕괴 위험으로 인근 주민 400여 명이 대피했다.

밀라노와 프랑스 남부를 잇는 A10 고속도로는 총연장 158㎞로 이탈리아 북부 물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모란디 다리는 매일 7만대가량의 자동차가 이용할 정도로 통행량이 많다고 한다.

다리의 부실한 유지·관리 때문에 사고가 났다는 지적이 나왔다. 글로벌 금융위기 후 만성적인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에서는 도로 관련 예산이 2007년에 비해 70%가량 감소했다.

설계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탈리아 제노바 대학 안토니오 브렌시크 교수는 2016년 지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모란디 다리에 사용된 콘크리트 기술을 비판하며 "이른 시일 안에 다리를 다시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사고 당시 강풍(强風)과 많은 통행량이 영향을 줬을 것이란 주장도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번 사고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마테오 살비니 내무장관 겸 부총리는 "이 참사에 책임이 있는 모든 사람이 공개되고,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다닐로 토니넬리 교통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고속도로 운영사 아우토스트라데가 1억5000만유로(약 2000억원)의 벌금을 물게 될 것이고, 앞으로 이탈리아 내 도로 운영에 참여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제노바 검찰청은 과실 여부를 가리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탈리아 교통부는 모란디 다리처럼 1950~1960년대에 지어진 고가도로와 다리 등 인프라에 대한 종합적인 안전 점검을 지시했다.






[유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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