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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5 (수)

美 펜실베이니아주 가톨릭 성직자들, 70여년 동안 아동 1000여명 性 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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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펜실베이니아주(州) 가톨릭 교구 성직자들이 수십년에 걸쳐 수천명의 아동을 성 학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16년 펜실베이니아주 검찰총장이 소집한 대배심은 관내 6개 교구 가톨릭 성직자의 아동 성 학대 의혹을 18개월 동안 조사한 보고서를 14일(현지 시각) 발표했다고 CNN방송 등이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해 성직자는 300명 이상이며, 피해 아동은 1000명이 넘는다. 대배심은 "관련 기록이 없어졌거나 피해 사실 고백을 꺼리는 사람들이 있어 실제 피해자는 수천명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배심은 그간 1947년부터 70여 년에 걸친 교구 내부 자료를 검토했고, 성 학대 피해자와 목격자를 면담해 왔다.

1400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는 끔찍한 범죄행위를 고발하고 있다. 해리스버그의 한 성직자는 다섯 자매를 성적으로 학대하고 아이들의 소변과 음모, 생리혈을 모았다. 수술 후 병원에 입원해 있던 7세 소녀를 강간한 사례도 있었다. 한 성직자는 어린 소녀를 임신시키고 낙태하게 한 사실이 드러났지만, 신부직을 유지했다.

가톨릭 교회가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배심은 "어린 소년과 소녀를 강간한 성직자들은 수십년 동안 대부분 보호받았다"며 "조사 보고서에 나온 일부는 승진까지 했다"고 밝혔다. 조직적인 은폐로 오랜 시간이 흘러 가해 성직자가 사망했거나 공소시효가 지나 기소가 어려운 사건이 다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세계 곳곳에서 성직자들의 아동 성 학대 의혹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6월 조지 펠 추기경이 호주에서 과거 아동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워싱턴 대주교를 지낸 시어도어 매커릭 추기경은 미성년자 성추행 의혹에 휘말려 지난달 말 사퇴했다.

[유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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