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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내장산 단풍’으로 유명한 정읍, 첨단과학의 고장으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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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고향에선]

동아일보

전북 정읍시는 내장산 주변에 레저에서 힐링까지 토털 체험형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구체적인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내장호는 가족 중심, 용산호는 젊은층 체험 위주로 개발해 내장산이 ‘가을 한철 관광지’에서 벗어나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정읍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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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많은 사람은 내장산 단풍을 떠올린다. 그러나 전북 정읍은 내장산 말고도 자랑거리가 넘치는 고장이다. 백제 여인의 애틋한 사랑이 담긴 현존 최고의 가요 정읍사, 경북 안동에 버금가는 유교문화를 뽐냈던 무성서원을 중심으로 한 태산선비문화, ‘사람이 곧 하늘이다’라며 19세기 말 한반도를 휩쓸었던 동학농민혁명이 정읍에서 잉태됐다.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직전 현감을 지낸 곳도 정읍이다.

그러나 그동안 이런 자랑거리는 ‘꿰지 않은 구슬’이었다. 물산이 풍부해 인재와 부자가 넘치던 농업 중심지 정읍은 이농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활력을 잃었다. 도농 통합형 중소도시의 전형적 한계를 노출하면서 좀처럼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젊음과 열정을 내세워 새로 선출된 유진섭 정읍시장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내장산토털랜드와 첨단과학국가산업단지 조성, 에코 청정 축산을 시정의 3대 기치로 내걸었다.

○ 사계절 관광지 내장산 토털랜드 조성

국립공원 내장산을 사계절 관광지로 꾸미는 사업은 정읍의 숙원이었다. 가을 단풍철에만 집중되는 탐방객을 사계절로 분산시켜 관광의 패턴을 다양화하고 주민 소득을 높이기 위해 그동안 엄청난 예산을 투입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지난해 내장산을 찾은 118만 명의 탐방객 가운데 60만 명이 10, 11월에 집중돼 여전히 ‘가을 한철 관광지’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다른 지역에 단풍 명소가 많이 생기고 볼거리가 늘어나면서 더 이상 단풍만 가지고 관광객을 모으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유 시장은 내장산 중심의 관광에서 벗어나 레저에서 힐링까지 함께하는 ‘토털 체험형 관광 인프라’를 구축해 감동 관광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내장산 입구에 있는 내장호는 가족과 연인 중심 힐링문화 레이크로 조성할 계획이다. 문화광장과 워터파크, 꼬마기차,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콘텐츠도 준비 중이다. 내장산 너머 용산호는 내장산리조트와 함께 케이블카와 출렁다리, 집라인 등을 설치해 소비 잠재력이 높은 젊은층 중심의 레저 모험 공간으로 가꿀 계획이다. 월영습지와 솔티숲을 중심으로 생태관광을 활성화하고 내년 3월에 운영할 예정인 정읍사 관광지 명소화 사업도 차질 없이 준비할 계획이다.

○ 첨단국가산업단지와 에코 청정 축산

정읍시 신정동에는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전북분원, 안전성평가연구소 전북2본부 등 3개 국책연구소에 5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 연구소에서는 방사선공학기술과 생명공학기술, 방사선융합기술, 나노기술 등 국가 기간산업인 융복합 연구를 하고 있다. 이와 연계해 1단계로 조성한 첨단과학산업단지에는 현재 16개 업체가 입주했고 분양률이 80%여서 연내에 분양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첨단과학산업단지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2단계 산업단지 조성의 필요성이 제기돼 정읍시는 산업단지를 국가산단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주관 부서인 국토교통부를 설득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또 정읍은 전국 기초자치단체 2위 규모의 축산지역이다. 축산이 지역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으나 악취가 사회 문제가 되면서 지역 발전의 저해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 시장은 분뇨 처리와 악취, 가축 질병, 안전한 축산물 등 축산의 4대 현안을 미래 세대의 삶과 연결되는 이슈로 보고 현안 해결에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 우선 올 하반기에 ‘에코(eco)축산 청정정읍 조성계획’을 마련해 내년부터 추진하기로 했다. 에코축산 환경 개선 프로젝트와 질병 관리 프로젝트에 3대 전략과 8개 세부사업을 정했다. 국가사업인 장내미생물 공생화 적용 시험사업과 동물의약품 수출연구지원사업단을 유치하고 축산 악취 제어용 복합 미생물 제제 개발 및 실증연구사업에도 선정됐다. 첨단과학산업단지의 연구 성과를 청정 축산에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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