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피해 확산… 제수품 공급 차질
출하량 급감하며 가격 일제히 오름세
닭 1㎏ 소비자 가격 처음으로 5000원 넘어
주요 농산물의 작황 부진과 가축 폐사가 잇따르면서 수급에 차질이 발생,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폭염으로 인한 도내 농작물 피해 면적은 447.1㏊에 달한다.
추석 제사상에 오르는 사과(188ha), 포도(2.8ha) 등 주요 과수농가의 피해가 200.7㏊에 이른다.
일부 농가는 한창 과실이 커질 시기에 열과, 낙과 등의 피해로 정상적인 출하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산지 수급량이 줄면서 과일 가격은 벌써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 농산물도매시장에서 거래되는 사과 10㎏의 도매가는 3만1000원∼3만4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8%가 올랐다.
수박은 8㎏ 가격이 2만7437원으로 평년 대비 68.8%, 전월 대비 79.5%가 폭등했다.
채소류 역시 사정이 비슷하다.
배추는 10㎏당 평균 도매가가 평년(1만500원)보다 42%(1만5000원)가량 급등했다.
폭염에 배추 속 수분의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 녹아버리는 꿀통 현상이 속출한 것이다.
최근 50%가량 가격이 오른 무는 이맘때면 남자 성인 팔뚝만큼은 돼야 할 뿌리가 당근 크기 정도밖에 자라지 못했고, 그나마 5개 중 1개꼴로 물렁물렁해져 먹을 수 없는 상태라는 게 산지 농가의 전언이다.
무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폐사한 가축이 급증하면서 축산물 가격도 심상치 않다.
충북도에 지난 14일까지 집계된 가축 폐사 피해는 45만6800여 마리에 이른다.
지난해 폐사한 가축 19만8656마리보다 2배 넘어선 수치다.
특히 밀집 사육 등으로 더위에 취약한 닭이 43만6995마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해 닭의 폐사 원인이 대부분 조류인플루엔자(AI)였던 점을 고려하면 최악의 폭염 피해인 셈이다.
이 같은 영향에 올해 들어 안정세를 이어가던 닭 값이 최근 상승세로 돌아섰다.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육계(중품) 1㎏당 소비자 가격은 5190원으로 한 달 전보다 397원(8.2%) 올랐다.
올해 닭 소비자 가격이 5000원대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육계 농가들이 AI 발생 이후 오랜 기간 닭을 사육하지 못한 것을 만회하고자 지난해부터 생산량을 부쩍 늘려 가격 안정세가 이어졌지만, 최근 폭염으로 폐사가 급증하면서 예상하지 못한 가격 오름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게 유통업계의 설명이다.
다행히 돼지(594마리) 등 다른 가축은 폭염으로 인한 폐사량이 많지 않아 가격에 큰 변화가 없는 상태다.
지자체 관계자는 "과실류나 엽채류의 폭염 피해 정도를 고려하면 공급이 부족해 당분간 가격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추석 때까지 남은 기간 농축산물 수급 안정에 힘쓰는 한편 폭염 장기화에 따른 대처상황을 수시로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홍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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