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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시진핑 '9·9절 방북' 준비 때문에? 北, 외국 기업인 방문까지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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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3월에 방북 수락했지만 美·北 비핵화 협상 교착 상태서 관계 틀어질 땐 책임론 휘말릴수도

조선일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설이 제기되면서 북한 비핵화 협상과 관련한 중국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4일 북한이 외국인 단체 관광을 다음 달 5일까지 중단한 가운데, 같은 시기 외국 기업인들의 방문도 제동을 걸었다고 보도했다. 중국 선양의 한 기업인은 RFA에 "이달 중순 평양을 방문하기 위해 항공편까지 예약했는데 북한 측 파트너가 방문 일정을 9월 5일 이후로 연기해달라고 요청해왔다"며 "나 말고도 평양 방문 일정을 뒤로 미룬 기업가들이 여럿"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당국 차원에서 지시를 내린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지난 10일 북한 여행사들은 "11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어떠한 단체 여행도 중단한다"는 통지문을 중국 여행사들에 보냈다. 이 때문에 북한의 정권 수립 70주년인 9·9절을 앞두고 시진핑 주석이 방북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중국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에서는 '시 주석이 북한 열병식 참관을 겸해 방북하는 것 아니냐'는 글들이 올라왔으나 곧 삭제됐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북한의 조치는 9·9절을 앞두고 호텔을 보수하는 등 내부 정비 차원으로 보인다"면서도 "시 주석의 방북 가능성과 관련해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석 달 새 세 차례나 방중하는 파격 행보를 보였고 시 주석도 집권 2기에 접어든 만큼 방북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했다. 시 주석이 김정은 방중에 대한 답방을 통해 종전선언 참여 등 미·북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중국의 입장을 관철하려 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3월 김정은의 첫 방중 때 방북 요청을 받고 이를 수락했다. 지난 7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 통일농구 행사 때도 북한 측 관계자가 '9·9절에 시진핑 주석의 방북을 초청했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그러나 시 주석의 9·9절 방북은 중국으로선 위험 부담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북 비핵화 논의가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방북했다가 미·북 관계가 더 악화될 경우 미국으로부터 책임을 추궁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이길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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