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1심 무죄]눈 감고있다 무죄선고에 미소
법정서 5분여 변호인과 대화
김지은씨, 굳은 얼굴로 재판부 응시… 어두운 표정으로 곧바로 법정 나가
검은 재킷에 안경을 쓰고 머리를 한 갈래로 묶은 차림으로 피해자 변호인들 사이에 앉아 있던 김지은 씨(33)는 굳은 얼굴로 재판부를 응시했다. 이어 채 1분도 법정에 더 머무르지 않고 어두운 얼굴로 나갔다.
판결문을 읽는 동안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53)는 피고인석에서 양손을 포개어 모으고 두 눈을 감고 있었다. 넥타이를 매지 않은 검은 정장 차림이었다. 주문을 읽은 재판부가 퇴정하자 안 전 지사는 긴장이 풀린 듯 안경을 벗으며 의자에 기대어 앉았다. 이어 변호인들과 악수를 한 뒤 미소 띤 얼굴로 5분여간 법정에 머무르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두 사람은 선고 시각인 이날 오전 10시 반에 맞춰 긴장한 표정으로 법정에 도착했다. 안 전 지사는 법정에 들어가자마자 천장을 쳐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굳은 얼굴로 입정한 김 씨는 지인들과 인사도 나누지 않고 자리에 앉았다. 법정 내에서 안 전 지사와 김 씨 사이의 거리는 약 3.5m에 불과했지만 두 사람은 한 차례도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판결문을 읽는 동안 안 전 지사는 줄곧 고개를 반쯤 숙이고 있었고, 김 씨는 재판부를 바라보고 있었다.
서울서부지법 303호 형사대법정에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1심 재판이 진행 되는 모습. 법정 내부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돼 있어 삽화로 현장을 재현했다. |
방청객들의 반응은 극명히 갈렸다. 선고 직후 한 30대 여성은 “정말 정의가 없다. 정의가 없는 나라”라며 울부짖었다. 법정 경위가 여성을 만류하는 사이 일부 방청객들은 반대로 “지사님, 힘내세요”를 외쳤다. 법정 밖에서도 안 전 지사의 지지자들이 든 현수막을 여성단체 회원들이 잡아당기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방청과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이른 오전부터 법정 밖은 재판을 방청하러 온 시민들과 150여 명의 취재진으로 붐볐다. 이날 마련된 방청석은 40석에 불과했지만 80여 명의 시민이 방청을 희망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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