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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부산서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22일…시베리아 횡단 ‘급행화물열차’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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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글로비스, 국내 첫 주 1회 운영…해상루트보다 2배 빨라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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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현지시간) 램프, 휠 커버, 액셀 페달 등 90여개 품목의 자동차 부품이 담긴 40피트 컨테이너(부피 75.21㎥) 64개를 실은 ‘급행 화물열차’가 블라디보스토크역을 출발했다. 9600㎞ 떨어진 현대자동차 러시아 공장으로 향하는 이 열차는 이달 26일 상트페테르부르크 남쪽 슈샤리역에 도착한다.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의 동쪽 끝 출발점인 블라디보스토크부터 서쪽 끝 종착점인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이어지는 운행 구간은 ‘논스톱’으로 연결된다.

현대글로비스가 국내 최초로 블라디보스토크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잇는 시베리아 횡단철도에 급행 화물열차를 주 1회에 운영한다고 이날 밝혔다. 중간 기착지 없이 출발지와 도착지를 급행으로 연결한 시스템으로 화물을 한 번에 실어 목적지까지 직송해 물류 효율성을 끌어 올릴 수 있다. 기존에는 목적지까지 충분한 화물이 확보돼야 열차가 출발했기 때문에 정시성이 떨어지는 단점도 있었는데 이런 문제도 이번에 해결됐다.

부산항 출발을 가정할 경우 운송 기간은 부산항~블라디보스토크항 2일, 블라디보스토크 하역·통관 및 환적 8일, 블라디보스토크역~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 슈샤리역 12일 등 총 22일이 소요된다. 기존에 인도양~수에즈 운하~지중해를 지나는 남방항로를 이용했던 해상 운송과 비교하면 시간이 절반가량 줄었다. 해상 운송 시 2만2000㎞로 43일이 소요되는 데 비해 급행 화물열차로 운송하면 1만6000㎞를 22일에 주파할 수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최종 도착지인 슈샤리역이 컨테이너선 터미널과 가까운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이라 발트해~북해를 활용한 서유럽 근해 해상 운송 연계가 쉽다고 설명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철로를 이용한 정기 급행 물류 경로를 개발했다는 점에서 국내외 수출입 기업들의 관심이 예상된다”면서 “빠르고 안정적인 화물 운송으로 물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남북 철도 연결 사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번 사업을 계기로 한국~중국~유럽의 철도가 하나로 이어지는 ‘철(鐵)의 실크로드’가 개척될 수도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TSR과 중국 동부~카자흐스탄~러시아로 이어지는 중국 횡단철도(TCR) 연계 사업을 검토 중이다. 러시아와 중국 철도를 접목시켜 유라시아를 아우르는 대륙 철도망을 연결하는 구상이다.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사장은 “이번 기회를 발판으로 유럽 현지 영업을 더욱 강화하고 신규 고객사 발굴에 나서 운송 물량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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