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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히틀러식 학살' 발언 두테르테, 내달 첫 이스라엘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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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AP=연합뉴스 자료사진]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취임 초기 자신의 마약 중독자 처형을 독일 나치 정권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에 비유해 논란을 빚었던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다음 달 이스라엘을 방문한다.

14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외무부는 전날 두테르테 대통령이 다음 달 2∼5일 이스라엘을 방문하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한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경제사절단을 대동하는 대통령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이 노동, 관광, 무역, 농업, 반테러 분야에서 다수의 협력 협정을 체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외무부는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은 마누엘 L. 케손 당시 대통령이 홀로코스트를 피한 1천300명의 유대인에게 피난처를 제공하면서 시작된 양국의 오랜 우호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필리핀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건 1957년 양국이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자신을 유대인 학살의 주범인 히틀러에 비유한 발언으로 이스라엘 측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바 있어 이번 방문이 순탄할지는 미지수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취임 초기인 지난 2016년 10월 비판자들이 자신을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을 학살한 히틀러의 사촌으로 묘사한다면서 "히틀러는 300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했다. 필리핀에는 300만 명의 마약 중독자가 있는데 이들을 학살하면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독일에 히틀러가 있었다면 필리핀에는…"이라며 자신을 가리켰다.

당시 이스라엘 외무부는 "불법 마약 거래를 논하면서 히틀러와 홀로코스트를 들먹인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논평했고, 전 세계 유대인 단체들도 강력하게 반발했다.

자신의 발언에 대한 반발이 커지자 두테르테는 "독일인에 의해 살해된 600만 유대인에 대한 기억을 깎아내릴 의도가 결코 없었다. 유대인 사회에 깊이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후 필리핀은 이스라엘과 협력 관계 강화를 위해 노력했다. 특히 필리핀은 최근 이스라엘산 가릴(Galil) 자동소총 및 권총 12만 정을 들여와 '마약 전쟁'의 최전선에 선 경찰에 배치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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