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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란 최고지도자 "트럼프와 전쟁도 협상도 안 해…美, 신뢰못할 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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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13일(현지시간) 미국과 협상도, 전쟁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메네이는 이란 정부의 미국 제재 국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것을 요구하는 등 제제 국면을 버텨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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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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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메네이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최근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뻔뻔스럽게 대화를 제의했다. 제재 외에도 그들은 전쟁과 협상을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이와 관련해 국민에게 몇 마디 하려고 한다. 전쟁은 없을 것이며, 미국과 협상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원한다면 아무런 조건 없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만나겠다"고 밝혔었다. 하메네이는 트럼프 제안이 온 지 2주 만에 협상 불가 방침을 밝힌 것이다.

하메네이는 향후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은 열어놨지만, 트럼프 대통령과는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지금은 불가능하겠지만 이란이 다시 미국과 협상을 한다면, 그것은 절대 현재 미국 행정부와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메네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 사회와 이란이 체결했던 이란핵협정(JCPOA. 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일방적으로 탈퇴한 것을 지적하며 "미국을 신뢰할 수 없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이란핵협정 탈퇴를 선언한 뒤, 이란에 대한 경제적 제재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미국 정부는 이란 정부의 달러 거래를 금지하는 1차 제재를 발표한 데 이어, 11월에는 원유 수출을 금지하는 내용의 2차 제재를 할 계획이다.
제제 국면과 관련해 하메네이는 이란 정부의 경제 운용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견뎌낼 수 있는 준비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그는 "미국의 제재가 이란 사회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이란이 겪고 있는 경제적 문제의 대부분은 형편없는 운용에 의한 것"이라면서 "이란은 제재를 견뎌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가 경제 운용만 잘해도 경제 제재의 어려움의 상당 부분은 덜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제재 발표 이후 이란 리알화의 가치가 50% 이상 하락하는 등 이란 내 사회적 혼란이 커짐에 따라, 이란 정부가 결국 미국과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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