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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긁어 부스럼 될라"…이재명과 거리두는 與후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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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최고위원에 나서는 후보들이 최근 들어 이재명 경기지사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 입을 꾹 다물고 있다. 드루킹 특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해 모든 후보가 "지키겠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한 것과는 판이하다.

'공(公)과 사(私)'. 즉 김경수 건은 정권 창출에 필요한 공적인 일과 연관된 반면 이재명 건은 개인사이기 때문에 성격이 다르다는 게 후보들의 말이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김진표 당 대표 후보가 "이재명 지사가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탈당을 언급한 뒤 권리당원들의 뭇매를 맞자 말을 아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고위원에 나선 A후보는 13일 '이 지사의 불륜·조폭 연계 의혹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이 지사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 확정이 안 됐으므로 나온 결과에 따라 (판단할 것)"라고 말했다.

B후보는 "당에서 후보에게 (이 지사 의혹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라고 했다. 묻지 말아 달라"고 했다. C후보도 "논란이 되기 때문에 답하기 어렵다"고 했다.

A·B·C후보는 모두 공개적으로 김 지사를 옹호했다. '두 지사에 대한 대응이 왜 다르냐'는 질문에 A후보는 "김 지사 건은 선거 과정에 있었던 일이라 성격이 다르다"고 했고, B후보는 "김 지사 건은 그 화살이 김경수를 넘어서 당, 그리고 더 나아가 문재인 정권을 향하지 않느냐. 즉, 보다 공적인 사안"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이 지사에 대한 불신도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C후보는 "두 분이 살아온 스타일이 다르다"며 "김 지사와는 친구같이 함께 움직였다면, 이 지사는 혼자 성공했고 그러면서 부딪친 게 많고 과오도 있었을 수 있다"고 했다. 김 지사에 대해선 "인품을 보면 의혹이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이 지사를 믿지 못하겠다'는 뜻이다.

여기에 이 지사를 지지하는 권리당원들을 자극할 이유가 없다 보니 아예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진표 후보의 이 지사 탈당 촉구 발언이 사실은 이 지사와 가까운 이해찬 후보를 공격하기 위한 정치공학적 발언이었다는 점도 확전이 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한편 이해찬 후보 측은 이날 송영길·김진표 후보의 협공에 "네거티브 공세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 당과 당원을 분열시키는 행태는 결국 25일 당원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발끈했다. 황창화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송영길 후보의) '죽은 세포' 발언부터 심지어 '명퇴 대상'이라는 노골적인 표현을 하며 30년간 민주당과 함께한 이해찬 후보를 깎아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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