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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2300도 못 지키는 코스피…强달러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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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코스피가 터키 리라화 급락 여파로 2250선 밑으로 추락했다. 수급이 바닥난 상황에서 미·중 무역분쟁에 이어 신흥국 금융 불안 등 악재들이 겹치면서 코스피가 상승 동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업계는 코스피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달러 강세가 진정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1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4.34포인트(1.50%) 내린 2248.45로 마감했다. 외국인의 매도세에 밀리며 장중 2250선이 붕괴된 것이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2238.55까지 떨어지며 작년 5월 4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장 마감 기준 1720억원을 팔아치웠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1028억원, 133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외국인은 미국의 대러시아 경제제재 이후 최근 3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보이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5000억원을 넘어섰다. 외국인이 최근 국내 증시에서 발을 빼는 이유는 위험자산 기피 심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터키와 미국 간 갈등이 악화하면서 리라화 가치는 지난 10일 16% 급락했다. 이후 유로존 은행들도 터키 대출이 위험에 많이 노출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유로화 약세로 돌아섰고 안전자산인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 반면 터키발 금융 불안과 중국 위안화 약세, 러시아 루블화 급락 등으로 원화 가치는 달러당 1130원대로 절하됐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은 달러화 방향성과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 두 가지 요인에 좌우된다"며 "미·중 무역갈등 이슈가 여전한 가운데 러시아와 터키 등 신흥국 우려가 부각되고 달러가 다시 강세를 보이면서 외국인 이탈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KB증권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9배인 2210을 코스피 지지선으로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달러가 약세로 전환하면 국내 증시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반등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달러의 약세 전환을 코스피의 변곡점으로 꼽았다. 곽 연구원은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10월 재무부 환율 보고서 발표가 달러 약세를 유도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금리 인상에 대한 불편한 시각과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의 중립금리 논쟁 등을 감안하면 9월 FOMC에서 내년 점도표가 하향될 가능성이 있다"며 "10월 발표될 재무부 환율 보고서도 미국이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어 이로 인해 중국 위안화 가치 절하 흐름이 둔해지면 신흥국 통화가 반등세로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흥국 통화 가치 반등이 자금 유출 우려를 봉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도 "미국은 달러 약세를 원하고 미국 쌍둥이적자도 달러화 약세를 야기하는 요인"이라며 "트럼프 행정부 정책으로 재정적자가 많이 늘어났고 미국은 수입 규모가 커서 경기가 좋아질수록 무역적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쌍둥이적자가 커지면 달러화 약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슬기 기자 /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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