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5 (일)

금감원 '즉시연금' 소송지원키로…삼성·한화생명도 법률검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즉시연금 과소지급' 논란과 관련, 민원인 소송지원제도를 8년 만에 가동합니다. 삼성생명·한화생명이 금감원의 권고와 조정을 거부한 데 따른 것입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오늘(12일) "이번 사안은 금융분쟁조정세칙의 소송지원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삼성·한화생명이나 민원인 중 누구라도 소송을 제기하면 금감원은 민원인 편에서 소송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금융분쟁조정세칙에 따르면 금감원은 분쟁조정위원회가 신청인(민원인) 청구를 인용했거나 인용 가능성이 큰 사건에 대해 피신청인(금융회사)의 조치가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소송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금감원은 즉시연금 관련 분쟁조정 신청인 84명 중 삼성생명을 상대로 한 6명에 대해선 과소지급액을 주도록 권고했습니다. 삼성생명이 금감원 방침을 사실상 거부한 지난달 26일 이사회 전 지급 권고 공문이 전달됐습니다. 나머지 78명은 아직 분조위에 회부하지 않았습니다.

금감원은 이들 84명 중 1명이라도 삼성생명 등을 상대로 보험금청구 소송을 내면 소송을 지원합니다. 삼성생명이 지급을 거부한 6명을 상대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내도 마찬가지입니다.

금감원은 우선 소송 비용을 지원합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비용 지원에 대해 "과거 심급별 1천만원이었지만, 금액이 정해진 건 아니다"며 "예산 범위 내에서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보다 중요한 게 자료 제공입니다. 금융회사와 민원인의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려는 것으로, 금감원은 민원인 요청을 받아 해당 생명보험사에 대한 검사결과나 내부 자료 등을 법원에 제공할 계획입니다.

금감원의 소송지원은 2010년 이후 처음입니다. 소송지원제도 신청은 지금까지 6건 들어왔습니다. 금감원은 이 가운데 2건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금융회사가 소송을 취하하는 등의 사유로 실제 지원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금감원의 소송지원으로 법정공방이 개시되면 사실상 첫 '대리전'이 벌어지는 셈입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소송지원을 포함해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오는 16일 기자간담회에서 표명할 예정입니다.

윤 원장은 지난 2일 "소비자 불이익이 없도록 감독 책임을 다하겠다"고 한 데 이어 10일에도 "금감원은 소비자 보호를 추진할 뿐"이라는 견해를 거듭 강조한 바 있습니다.

그는 다만 "(생보사와) 충돌할 이유는 없다"며 이들 생보사를 상대로 한 즉각적인 검사 등 '보복'으로 비칠 행동은 하지 않겠다고 언급했습니다.

검사가 이뤄질 경우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이들 생보사에 과징금이 부과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설명의무 위반'을 이유로 많게는 수조원대의 과징금이 매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일각에서 제기됩니다.

그러나 설명의무 위반 여부에 대한 금감원과 생보사의 견해 차이가 재판 등으로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과징금 부과는 다소 섣부른 관측이라는 견해도 없지 않습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설명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과징금을 매긴다면 이 역시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개별 계약으로 따져야지, 일괄 적용할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도 소송전에 대비해 내부적으로 법률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약관 문제로 대법원 판결까지 갔던 '자살보험금 사태'와 비슷한 흐름으로 전개되지 않겠느냐는 판단에서입니다.

삼성생명은 즉시연금 과소지급액을 주도록 한 분쟁조정 결과를 모든 계약자 5만5천명으로 확대 적용하라는 금감원 권고를 지난달 26일 거부했으며, 한화생명은 과소지급액을 주라는 분쟁조정 결과 자체를 거부하면서 '불수용 의견서'를 지난 9일 금감원에 제출했습니다.

삼성생명은 다만 고객보호 차원에서 '가입설계서 상의 최저보증이율 시 예시금액'은 주기로 했습니다. 약 370억원으로 추산되는 이 금액을 이달 중 지급 완료할 계획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 Copyright ⓒ MBN(www.mbn.co.kr)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