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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터키국채 투자금 8개월새 '반토막'···유럽 신흥국 펀드 수익률도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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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환 손실 겹쳐 피해 눈덩이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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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라화 환율이 폭락하면서 터키 국채에 베팅한 국내 투자자들이 투자금이 8개월 여 만에 반토막이 났다. 금리 상승(채권가격 하락)에 따른 자본 손실과 터키 리라화 가치 급락에 따른 환 손실이 겹치며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 원화 기준 리라화 환율은 189.16원으로 연초 282.99원에서 33.1%나 떨어졌다. 터키 국채 10년물 금리는 올 초 11.39%에서 현재 20.33%까지 급등했다. 10년물 국채에 투자했다면 금리상승(채권가격 하락)에 의한 자본 손실에 리라와 환손실에 그나마 이자수익을 합쳐도 49.6%나 손실이 발생한다. 작년 10월 NH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등을 통해 중개판매된 리라화 표시 채권은 모두 110억원 가량이다. 환손실과 자본손실에 원금은 60억원도 채 남지 않았다. 문제는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터키 간 협상이 난항을 보이면 리라화 가치는 추가 하락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제제재에 터키 국채 투자자들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유럽 신흥국 투자자들도 불안감에 떨고 있다. 리라화 리스크가 유럽으로 전이될 경우 유럽펀드 수익률의 급락은 불가피 하기 때문이다. 이미 유럽신흥국펀드의 수익률은 지난 한 주에만 5% 가까이 떨어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주 전체 유럽신흥국 펀드 수익률은 평균 -3.67%, 러시아 펀드는 -4.12% 하락했다. 미중 무역전쟁에 하락세를 달리던 국내주식형펀드(1.25%)나 중국펀드(0.37%)보다도 저조한 수준이다. ‘미래에셋동유럽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A’은 지난 주 -4.94% 수익률을 기록했고, ‘신한BNPP동유럽플러스증권자투자신탁(H)[주식](종류A 1)’는 -4.23%, ‘미래에셋MSCI이머징유럽인덱스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A’은 -3.78%를 기록했다.

터키 리스크의 유로존 전이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스페인 BBVA, 프랑스 BNP파리바 등이 리라화 급락 위험에 노출됐다는 보고서가 나오며 달러·유로 환율이 지난해 7월 이후 처음 1.15달러 내려가자 미중 무역전쟁에도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던 전체 유로존 펀드의 수익률은 -0.53%로 돌아섰다. 골드만삭스는 “리라가 달러당 7.1리라까지 떨어지면 (터키) 은행들의 초과자본 상당분이 잠식당해 유럽권으로도 리스크가 확실될 수 있다”고 경고를 보냈다. 지난 10일 달러당 리라화는 6.7975리라로 하루 사이 20%까지 가치가 떨어졌다

터키와 함께 시장은 러시아 리스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제재에 루블화 가치가 달러당 66.8154루블로 2016년 11월 이후 2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러시아 10년물 국채금리 8.240%까지 뛰었다. 반명 러시아 RTS지수는 전날보다 1.48% 하락한 1,097.33을 기록하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러시아펀드도 충격을 그대로 받고 있다. ‘한국투자KINDEX러시아MSCI증권ETF(주식-파생)(합성)’는 지난 한주 -6.88% 하락했고 러시아 각 산업을 대표하는 산업에 투자하는 ‘미래에셋러시아업종대표[자]1(주식)C-A’는 -5.60%가 떨어졌다. ‘신한BNPP러시아[자](H)(주식)(C-A1)’, ‘’한화러시아[자](주식-재간접)A‘ 역시 각각 -4.57%, -3.22% 하락세를 보였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터키 금융불안이 남유럽 은행 건전성 이슈를 재점화 시킬 것이라는 우려로 이어져 유로화가 급락하고 있다”며 “터키에서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날 갈 것이란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러시아 시장도 마찬가지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러시아도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만큼 미국의 대 러시아 제재는 발효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지만 러시아도 보복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제재는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권용민·서지혜 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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