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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강달러'의 추가 동력은 지정학적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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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란·러시아 제재 터키 외환위기 고조 등으로 안전자산에 쏠려 달러 강세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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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미국 경제의 펀더멘탈을 기반으로 올해 강세를 보여온 달러가 최근 지정학적 긴장이라는 새로운 상승 요인이 더해지면서 추가 랠리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달러는 금년에 미국의 견고한 경제 성장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궤도를 발판으로 지난해의 부진에서 벗어나 상승 궤도를 유지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의 이란과 러시아 제재, 그리고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터키 위기 등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안전자산 수요가 늘면서 달러 오름세가 더 강화됐다.

■달러지수 2017년5월이후 최고

유로와 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 달러지수는 10일(현지시간) 0.9% 오른 96.348까지 전진, 2017년 6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1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추적하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달러지수도 이날 0.9% 오른 90.14로 2017년 5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달러는 주간 기준으로 6월 이후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반면 미국의 경제 제재에 직면한 터키의 리라는 이날도 달러에 16% 넘게 급락하면서 다른 신흥시장 통화 및 유로에 하락 원인을 제공했다.

분석가들은 터키가 리라 폭락을 막기 위한 기준금리 인상이나 미국과의 긴장 완화를 위한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룬슨의 석방 등 중대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터키 중앙은행은 7월 인플레이션이 16%까지 치솟고 최근 리라 가치가 폭락하고 있음에도 지난 6월 대선 이후 기준 대출금리를 조정하지 않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미국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터키의 주권을 수호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크레디트스위스그룹의 글로벌 외환 전략 헤드 샤합 잘리누스는 WSJ에 "이 같은 상황은 하루 이벤트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투자자들의 우려에 접근하는 터키의 입장에 큰 변화가 생기지 않을 경우 "달러 강세가 유지되는 게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트레이더들, 상승세 지속 베팅

달러의 랠리 지속 전망을 뒷받침 하듯 블룸버그에 따르면 3개월 달러 풋옵션 대비 콜옵션 프리미엄은 2017년 4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달러가 금년 3월 이후 약 6% 상승했음에도 트레이더들이 달러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에 베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풋옵션은 시장 가격에 관계 없이 특정 상품을 특정 시점, 특정 가격에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가리킨다. 반대로 콜옵션은 특정 자산을 정해진 시기, 정해진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다.

라보뱅크의 시장 담당 이코노미스트 스테판 쿠프만은 10일자 노트에 "미국이 무역과 (일부 국가들을 겨냥한) 경제 제재 전쟁에서 거두는 승리가 막대한 희생을 수반하게 될 것인가는 시간이 말해주겠지만 달러는 지금 승리를 거두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행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 강세는 국제적으로 달러화 부채를 안고 있는 국가들의 채무 상환 부담을 늘리고 달러로 가격이 표시되는 상품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달러 강세는 미국 경제에도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로 야기된 수입 물가 상승을 일부 상쇄시켜주는 긍정적 측면이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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