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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1 (금)

111년만의 폭염, 외식업계 지형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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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간편식 소비자 늘고
복합쇼핑몰 내 외식 매장 특수
가족단위 고객 늘어 '어린이 메뉴' 불티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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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신혜 기자] 외식업 경기 침체가 한창인 최근, 40도를 웃도는 폭염까지 장기화되며 외식업계에 대규모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식당보다는 배달, 가정간편식(HMR)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었고 일명 ‘몰캉스족(쇼핑몰에서 바캉스를 즐기는 소비자)’이 많아지며 복합쇼핑몰 내 외식 매장이 특수를 누렸다. 커피전문점의 경우 가족단위 고객이 많아지며 ‘어린이 메뉴’ 등이 불티나게 팔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 간식으로 불리며 성장세를 키워온 치킨업계가 불황과 폭염에 고개를 숙였다. A치킨전문점의 올해 상반기(1~6월) 매출은 12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딱 절반 수준이다. 같은기간 B치킨전문점의 매출 역시 1000억원 수준에 그쳤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2400억원이었다. 치킨업계가 해마다 평균 두 자릿 수 이상 매출 성장세를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악화된 수치다.

A치킨 가맹본부 관계자는 “배달료 인상도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으며 폭염 때문에 배달인구가 많을 것이라고 추정하지만 해외로 휴가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배달도 크게 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실제 섭씨 40도에 육박한 폭염이 본격화된 지난달 중순부터는 매장 방문 고객들이 크게 줄면서 매출도 꺾였다. B치킨 가맹점주는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어느정도 매장 고객들이 많았는데 찜통더위가 시작된 이후 손님이 거의 없다시피 한다”고 한숨을 쉬었다.

휴가철을 맞아 해외로 여행가는 사람들이 급증한 것도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C가맹본부 관계자는 “여름에 해외로 나간 휴가를 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대목장사도 옛말이 됐다”면서 “폭염의 경우 더우면 많이 배달시킬 줄 아는데 그것도 아니다”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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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시원한 복합쇼핑몰을 찾는 몰캉스족이 늘면서 외식 매장 매출액은 전월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났다.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지난 7월 복합쇼핑몰에 위치한 ‘데블스도어’, ‘데블스 다이너’, ‘버거플랜트’ 등 외식 매장의 매출액이 전월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났다.

경기 하남시 스타필드 하남 내에서 운영 중인 아메리칸 게스트로펍 ‘데블스도어’와 경기 고양시 스타필드 고양에 위치한 미국 가정식 캐주얼 레스토랑 ‘데블스 다이너’의 7월 매출액은 전월 대비 각각 25%, 26% 늘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운영 중인 햄버거 매장 ‘버거플랜트’의 매출액은 전월 대비 58%나 증가했다.

이같은 외식 매장의 특수는 연일 계속된 폭염으로 시원한 복합쇼핑몰에서 쇼핑과 외식을 하며 더위를 쫓는 고객이 늘었기 때문으로 신세계푸드 측은 분석했다. 날이 덥다 보니 집에서 음식을 조리하기보다 복합쇼핑몰에서 외식을 선택하는 가족 단위 소비자가 급증한 것도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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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서 HMR을 즐기는 소비자 또한 크게 늘었다. 롯데마트가 지난달 HMR 매출(1일~25일)을 살펴본 결과 불을 쓰지 않고 전자레인지 등으로 간단하게 요리할 수 있는 즉석밥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0.9% 증가했다. 특히 컵비빔밥은 무려 57.7% 매출이 늘었다. 보양식인 HMR 삼계탕 매출은 같은 기간 32.9% 증가했다. 냉면, 밀면, 쫄면 등 HMR 면류 매출도 1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더위에 아이스크림을 배달해먹는 소비자도 대폭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옥션에서는 구슬아이스크림과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32%, 156% 뛰었다. G마켓에서도 아이스크림믹스와 팥빙수가 각각 55%, 37% 증가했다.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에서도 지난 한 달 동안 아이스크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0% 가까이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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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커피전문점의 경우 가족단위 고객이 늘며 ‘어린이 메뉴’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디야커피는 어린이 고객 대상 키즈 메뉴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달 출시한 인기 캐릭터 음료 ‘이디야 키즈 뽀로로’는 하루 평균 2200개 이상 판매되며 한 달 만에 키즈 메뉴 간판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2016년 향, 색소, 보존료, 감미료, 합성첨가물 등이 전혀 첨가되지 않은 ‘5무(無)’를 강조해 출시한 100% 유기농 어린이 주스 3종도 출시 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전체적인 병음료(RTD) 판매도 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이디야커피 병음료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8% 가량 증가했다. 이디야커피 측은 더운 여름 시즌에 제조 대기 시간이 없어 바로 마실 수 있고, 야외 보관이 용이한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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