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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사설] SOC 투자 확대로 침체 접어드는 한국 경제 활로 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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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제부총리는 그저께 "지난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올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17조8000억원이었는데 내년 예산안에는 그보다 증액해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올해 8조원 규모인 생활혁신형 SOC 투자를 내년에 10조원 이상으로 대폭 증액하고 지역밀착형 SOC도 올해 6조원에서 내년 7조원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주택·도시재생과 문화·체육·관광 인프라스트럭처에 투자하는 생활혁신·지역밀착형 SOC는 복지·문화 예산으로 분류되지만 사실상 건설투자로 볼 수 있다. 내년 전통적인 SOC 예산을 지난해 국회가 증액한 것과 같은 19조원 안팎으로 잡는다면 재정을 통한 건설투자는 전체적으로 올해보다 3조원가량 늘어난 36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SOC 예산을 계속 줄여가려던 정부의 재원 배분 계획에 상당한 변화가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획재정부는 작년 이맘때 발표한 중기재정계획에서 2021년까지 5년간 보건·복지·고용 예산을 연평균 9.8%씩 늘려가면서도 SOC 예산은 연 7.5%씩 줄여가기로 한 바 있다. 오랫동안 축적된 SOC 총량을 고려하면 한계생산성이 떨어지는 물적 자본 투자는 줄이고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성장의 활력이 떨어지면서 고용 쇼크를 맞게 되자 결국 즉각적인 경기 진작과 일자리 증대 효과를 볼 수 있는 대규모 건설투자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건설투자는 2016년과 지난해 각각 10.3%와 7.6% 늘어났지만 올해 2분기에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6월 건설업 취업자는 전년 동기 대비 15만명 넘게 늘었지만 올해 6월에는 1만명 증가에 그쳤다. 일용직 노동자는 크게 줄고 있다.

지난 2분기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줄곧 내리막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과감한 SOC 투자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것은 한국 경제에 새로운 활로가 될 수 있다. 건설업의 최종 수요 10억원당 직간접적인 취업유발효과는 13.9명으로 자동차(7.9명)나 전자업종(5.3명)보다 훨씬 크므로 급한 대로 일자리 가뭄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SOC 예산이 비효율적인 선심 사업에 낭비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산업과 도시 경쟁력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성장 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혁신적인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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