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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2015년 통진당 소송 개입, 지시자는 박병대’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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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지법 담당 판사에 ‘선고연기·법원권한 판결문 명시’ 요청해 반영

대법관, 법원 재판 관여 첫 확인…특조단은 사실 알면서도 공개 안 해

경향신문
박병대 전 대법관(전 법원행정처장·사진)이 2015년 통합진보당 지방의원 지위확인소송의 선고기일 연기와 판결문 작성에 개입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 대법관이 일선 법원 재판에 관여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대법원 자체 진상 조사단이었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특별조사단(특조단)은 이 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았다.

10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은 특조단 조사에서 “박 전 대법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뜻에 따라 2015년 통진당 지방의원 지위확인소송 재판을 맡았던 방모 부장판사(당시 전주지법 행정2부 재판장)에게 ‘예정 선고기일인 9월16일은 국정감사 기간인 만큼 (정치적 쟁점이 될 수 있으니) 선고기일을 연기해주고, 인용이든 기각이든 의원 지위확인소송은 헌재가 아닌 법원 권한이라는 점을 판결문에 명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 상임위원은 “개인적으로 방 부장판사를 잘 몰라서 그와 사법연수원 동기인 심모 전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총괄심의관에게 부탁해 박 전 대법관과 임 전 차장의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해당 소송은 2014년 헌재가 통진당 해산 결정을 내린 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통진당 소속 비례대표 지방의회 의원들의 의원직을 박탈하자 이현숙 전 통진당 전북도의원이 전북도의회의장 등을 상대로 청구한 퇴직처분 취소 소송이었다.

당시 법원에는 이 전 도의원과 같은 취지의 소송이 여러 건 제기돼 있었고 이 전 도의원 사건은 가장 먼저 선고를 앞두고 있어 청와대와 정치권, 여론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었다.

이 전 상임위원이 심 전 총괄심의관을 통해 전달한 사항은 실제로 실행됐다. 전주지법 행정2부는 2015년 9월16일로 예정돼 있던 선고기일을 그해 11월25일로 연기했다. 판결문에는 박 전 대법관 등의 지시대로 ‘지역의원의 지위확인소송은 헌재가 아닌 법원 권한’이라는 내용도 적시됐다.

이는 대법관으로서 법원행정처장(2014년 2월~2016년 2월)을 역임한 박 전 대법관이 일선 법원 선고기일 변경은 물론 판결문 내용에까지 관여한 정황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특조단 관계자는 "이 전 상임위원은 ‘박 전 대법관이 지시하였다’거나 ‘심모 심의관에게 박 전 대법관의 뜻이라고 말했다’ 는 취지의 진술을 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유희곤·정대연·이혜리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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