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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北외무성, 미국 관리 꼭집어 비판 “트럼프 의지 역행 제재 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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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북한이 9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국 대북 강경파를 견제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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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9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에 역행하여 일부 미 행정부 고위관리들이 터무니없이 우리를 걸고 들면서 국제적인 대조선(대북) 제재압박 소동에 혈안이 되어 날뛰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이한 대목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미 행정부 고위 관리’를 분리해 대응한 점이다. 북한이 지칭한 이 고위관리는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가급적 자극하지 않으려 하는 동시에 최근 비핵화의 정체 국면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볼턴 보좌관과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대사 등 대북 강경파들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다시 말해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강경기조를 보이는 관료들을 제압하고 종전선언 등에 적극성을 보일 것을 촉구하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날 담화는 “조미(북미) 사이에 존재하는 불신의 두터운 장벽을 허물고 신뢰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우리의 기대에 미국은 국제적인 대조선 제재압박을 고취하는 것으로 대답했다”면서 “그 무슨 결과를 기대하는 것이야말로 삶은 닭알에서 병아리가 까나오기를 기다리는 어리석은 일”이라며 수위를 높여 강조했다.

담화는 북한이 지난해 말부터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중지, 핵실험장 폐기, 미군유해 송환 등 ‘대범한 조치’를 취했지만, 미국은 북핵 관련 ‘모략자료’들을 꾸며내 대북제재 강화의 명분을 조작하려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미국은 우리나라의 체육 분야에 대한 국제기구들의 협조까지 막아 나섰으며 다른 나라들이 공화국 창건 70돌 경축행사에 고위급 대표단을 보내지 못하도록 강박해 나서는 등 실로 치졸하기 그지없는 행위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비핵화를 포함한 조미수뇌회담(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 이행에서 그 어떤 진전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어렵게 마련된 조선반도(한반도) 정세안정의 기류가 지속될 수 있다는 담보도 없다”고 덧붙였다.

담화는 그러면서도 “조미(북미) 수뇌분들의 뜻을 받들어 조미 사이에 신뢰를 쌓아가면서 조미수뇌회담 공동성명을 단계적으로 성실히 이행해 나가려는 우리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며 “미국은 이제라도 우리의 성의 있는 노력에 상응하게 화답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앞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6일 논평에서 미 행정부가 대북제재 압박 전략에 매달리며 과거로 뒷걸음치고 있다면서 선임 행정부들이 실패한 교훈에 대해 깊이 고심해보아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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