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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팩트체크]靑, ‘한국 경제가 좋다고?’…장하성-김동연 갈등 표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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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지난 5월 30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회의를 마친 후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후 격주로 열리기로 했던 두 인사의 회동은 단 한차례만 열린 뒤 현재까지 열리지 않고 있다. [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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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하성→김동연 전화 뒤, 삼성 ‘100조 투자 발표’ 연기

- 장하성-김동연 갈등설 재차 폭발… 靑 경제 인식 ‘안이’ 질타도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청와대 핵심 실세가 ‘삼성 100조투자’ 발표를 하지 말 것을 종용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확산 일로다. 여기엔 ‘대체로 양호하다’는청와대의 안이한 경제상황 인식이 깔려있단 평가다. 청와대 정책실과 경제부총리 사이 갈등도 투자발표 연기 종용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그런 사이 폭염 인플레이션과 일자리 감소, 투자 감소 등 한국 경제 상황은 악화 일로다.

6일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아침(현안점검회의)에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평택 공장을 방문한다는 보고가 있었다”며 “장하성 정책실장의 발언도 있었지만 공개적으로 할 이야기는 아니었다. 좋은 이야기였다. 오해는 마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가 말한 ‘오해’는 지난 주말 사이 장 실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사이 있었던 갈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안을 종합하면, 장 실장은 지난 3일께 김 부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100조 투자 발표는 하지마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6일 평택 삼성 반도체 공장을 방문할 예정이었고, 삼성은 김 부총리 방문을 계기로 ‘100조 투자 발표’를 계획중이었다. 그러나 장 실장은 ‘김 부총리 방문과 투자발표가 동시에 이뤄지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전했고, 이같은 의견이 전달 된 뒤 삼성의 투자 발표는 무기한 연기됐다.

장 실장과 김 부총리 통화에서 ‘구걸’이라는 단어가 있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전날 청와대 측은 ‘발언이 윤색됐다’며 장 실장의 발언에 ‘구걸’이란 단어가 없었음을 강조했다. 다만 두 인사의 통화 이후 삼성의 투자 발표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투자발표는 하지 마라’는 발언이 있었음은 간접 확인된다. 김 부총리는 이례적으로 “정부는 대기업에 의지해 투자나 고용을 늘리려는 의도도, 계획도 전혀 없다”고 반박해 갈등설을 표면화 하기도 했다.

장 실장과 김 부총리 사이 갈등은 이미 공공연하다. 김 부총리는 지난 6월 ‘최저임금 속도조절’론을 내세웠지만, 장 실장 등 정책실은 ‘대통령 공약’이라는 점을 내세워 ‘2020년 시급 1만원’을 주장해왔다. 청와대 참모들이 김 부총리를 세워두고 설전에 가까운 집중포화를 쏟아냈다는 후문도 들린다. 격주로 예정된 장 실장과 김 부총리의 회동도 한차례 열린 후 무소식이다.

‘경제 콘트롤타워 주도권’ 기싸움도 치열하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5월 가계소득동향 점검회의 후 “앞으로 장하성 정책실장이 주도해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가 후에 “장하성 정책실장과 관련 부처장관들이 함께”로 회의 주체를 수정했다. 이는 김 부총리 측의 반박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 부총리는 5월 간부회의에서 “기재부가 중심이 돼”라는 표현을 두번이나 썼다.

삼성투자발표 연기 지시와 관련 청와대가 현재의 경제상황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신임 윤종원 경제수석은 최근 인터뷰에서 “한국 경제는 대체로 양호하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100조 단위의 투자 발표 보류 역시 청와대 작품으로 확인되면서, 청와대의 ‘과도한 경제낙관론’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올해 2분기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0.7%, 미국은 1%였다. 미국(19조3900억달러)은 한국(1조5300억달러) 보다 경제규모(2017년 GDP기준)가 12배이상 크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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