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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축구 선수에게서 시작된 '인종차별 미투'… 독일서 해시태그로 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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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선수 한 명의 인종차별 피해 발언이 터져나온 뒤 독일인 트위터에서 ‘인종차별 미투’ 해시태그가 유행하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dpa 통신 등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에 거주하는 이민자나 이민자의 후손이 인종차별을 당한 사연을 올리면서 ‘#MeTwo’(미투) 해시태그를 다는 살례가 6만건을 넘어섰다. 독일인 트위터에 ‘미투’ 해시태그가 등장한 것은 지난 25일 쯤이다. 이후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언론인 하스나인 카짐은 트위터에 “붐비는 기차 안에서 나는 유일하게 백인이 아니었고, 경찰의 요구로 유일하게 신분증을 보여줘야 하는 유일한 사람이었다”는 사연을 적으면서 ‘미투’ 해시태그를 달기도 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정치권도 주목하고 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트위터에 “인종차별이 독일에서 더는 문제가 아니라고 믿는 사람들에게 ‘미투’ 트윗을 읽을 것을 추천한다”며 “직장과 기차에서 하는 경솔하고 얕보는 언행이 스킨헤드족의 진부한 말보다 더 나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계일보

독일 축구 대표팀 탈퇴 선언한 외질. AFP연합뉴스


이번 ‘미투’ 운동을 촉발한 것은 터키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독일 축구대표팀의 공격형 미드필더 메수트 외질이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내놓은 대표팀 탈퇴 선언이다. 외질은 지난 5월 독일 여론이 ‘독재자’로 평가하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기념사진을 촬영해 그의 대선 운동을 도왔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이어 지난달 러시아월드컵에서 독일이 사상 처음으로 조별예선에서 탈락하자 그에게 비난이 집중됐다.

이에 외질은 “내 심장은 두 개”라며 “하나는 독일인의 심장, 하나는 터키인의 심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라인하르트 그린델 독일축구협회(DFB) 회장에 대해 “그의 눈에는 나는 (시합에서) 이기면 독일인, 지면 이민자”라며 분노를 드러냈다. 지난달 러시아월드컵 스웨덴전 때 독일 팬으로부터 “꺼져라, 터키 돼지”라는 비난을 받은 사실도 공개했다.

DFB는 성명을 내고 “우리의 대표자들, 직원들, 클럽들, 수백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인종차별과 연관돼 있다는 생각을 명백히 부인한다”며 “DFB는 통합을 위해 열심히 일해 왔다”고 주장했다.

외질은 최근 끝난 러시아 월드컵까지 독일 국가대표팀 경기(A매치)에 92차례 출전해 23득점과 40도움을 기록했다. 독일 축구의 ‘올해의 최우수 선수’에 다섯 차례나 선정됐으며, 2014년 브라질월드컵 우승에도 기여했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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