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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fn 이사람]임다정 농촌진흥청 농업연구사 "한우에 최적화한 유전자 칩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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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기존의 혈통정보만 이용하는 것보다 유전 정보가 추가되면 선발의 정확도가 10% 이상 올라가 한우개량의 속도를 증진시킬 수 있습니다. 또 고기 생산능력을 끌어올리는 유전자를 밝혀낼 수도 있죠."

앞으로 축산농가에서 갓 태어난 수송아지의 형질을 분석해 육질형 또는 육량형 여부를 판단해 사육방법을 달리할 수 있게 됐다. 암송아지 역시 출생 즉시 번식용 혹은 고기 생산용 여부를 가릴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수만개의 한우 유전자 정보가 담긴 유전자 칩을 활용해서다.

손톱 크기만한 유전자 칩을 통해 한우의 혈액, 털, 침 등에서 DNA를 추출하면 소의 유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미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해외에서는 2000년 중반부터 유전 정보를 활용한 가축의 새로운 품종을 육성하는 육종 기술이 실용화된 지 오래다. 이를 통해 우유 생산량이 높거나 번식을 많이 할 수 있고, 생산수명이 높은 품종의 개량이 급격하게 활성화됐다.

그러나 한우의 경우 해외 소 품종과 상당수 유전 정보가 다른 탓에 개량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상용된 칩은 약 20종의 해외 소 품종에 존재하는 유전정보 5만여개가 포함된 미국 개발 제품이다. 그러나 3분의 1 가량의 유전 정보는 한우에 적용되지 않아 정확한 유전 정보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이번에 농진청에서 개량한 유전자 칩은 한우 집단에만 존재하고, 한우의 유전성 질환을 검사할 수 있는 유전 정보가 담겼다.

임다정 농촌진흥청 농업연구사(사진)는 "육질이나 육량은 여러 유전자의 상호작용과 환경요인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되는데 이들과 연관된 유전변이의 발굴을 위해서는 최소 5000마리 이상의 유전정보가 필요하다"면서 "이렇게 많은 유전정보가 확보된 후에 내가 알고자 하는 개체의 유전자 칩 정보를 생산하게 되면 유전 능력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 연구사는 새로 개발된 유전자 칩이 한우에 최적화됐지만 한우와 유전적으로 비슷한 국내 재래소인 흑소와 칡소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기존 상용칩이 13만원 수준의 높은 가격을 형성한 것과 달리 한우 유전자 칩의 경우 8만원 수준으로 비교적 저렴하다. 현재 산업재산권 출원과 산업체 기술이전이 완료돼 지난 1월부터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그는 "유전능력이 고려된 씨수소를 선발할 시 부모 능력만을 고려한 과거의 전통적 방법 대신 개체의 유전적 능력을 정확하게 예측해 유전적 개량량을 향상시킴으로써 농가 소득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 연구사는 "유전자 칩의 콘텐츠 강화와 업데이트가 이뤄져 최종적으로 가격을 더 낮출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추진해 산업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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