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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지금 당장! 암호화폐, ICO 법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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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스코이호 기반 SGC 출현이 울린 경종

돈스코이호 기반 SGC 출현이 울린 경종

한국금융신문

사진 : 정희윤 부장


[한국금융신문 정희윤 증권부장] <자네 왜 엉거주춤 서 있나>라는 소설집 이름에서 “엉거주춤도 춤”이라며 깜짝 우승에 걸맞은 세레머니를 했다는 스포츠 팀 감독의 퍼포먼스의 사이.

순서를 바꿔서. 진솔하고 적극적으로 의표를 찔러서 유쾌함을 주는 엉거주춤과, 냉막하고 무자비한 난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군상들이 취하기 일쑤인 ‘그야말로 어색한’ 엉거주춤 사이.

2018년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는 후자 쪽의 극점을 향해 자꾸만 기울고 있다.

폭염이 계속되는 요즘에도 그 비취빛 품에 몸 담그면 1시간을 버티기 어려운 게 창해(동해) 바닷물이다. 우리 국토 동방의 꽃 울릉도 인근 창해 바다에 보물선 돈스코이호가 발견됐고, 물 밖으로 끌어낼 것이라고 한다.

성공하면 세계가 놀랄만한 보물선 신화로 이름 올릴 것이다. 하지만 국내외에서 고개를 갸웃거리며 표하는 의구심이 훨씬 크다.

보물선의 실체에 대한 의구심이 첫째요, 설사 인양하더라도 배와 그 배 안에서 발견된 보물들이 온전히 발굴당사자의 소유로 귀속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수익을 미리 발행한 암호화폐 소유자에게 귀속시키는 것에 절차상 법상 걸림돌이 전혀 없는지 하는 것이 둘째다.

모든 것에 앞서 이 업체의 행보는 하필 우리 정부 관심의 사각지대, 더 구체적으로는 법제도적 맹점을 파고드는 자금모집 행위가 근간을 이룬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돈스코이호 최종 인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미래 수익을 전제로 한 ICO 플랜이 미리 공개되고 예정 가격보다 훨씬 싼 값에 신일골드코인(이른바 SGC) 투자자 모집이 진행됐다. 홈페이지에선 오는 9월 예상가 1만원을 기준으로 잡고 홍보가 진행됐다.

블록체인 기술은 물론 암호화폐가 뭔지 모르는 보통 사람들은, 더더군다나 ICO가 무언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번 상황은 어떻게 비춰질까?

1코인 당 100원대 특판 혜택을 받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뒤늦게 이 사살을 알아냈는데 할인가로 매입할 기회를 놓친 사람도 적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왜인지 정부와 금융정책 당국이 침묵을 거듭하고 있다.

비록 금융감독원이 “구체적 사실관계 확인 없이 풍문에만 의존해 투자했다가는 손해를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별다른 효과가 있는지 이 것이 감독기구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활동인지는 논박할 여지가 남는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만약 이번 사례가 사기극으로 끝난다면 어쩔 것인가?. 그리고 설사 수 십 년에 한 번 올까 말까한 절호의 투자기회였던 것으로 귀착된다 하더라도 우리 정부가 적정한 대응을 했다고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현재로선 그럴 리가 없어 보인다. 무려 지난해 12월 초순 법무부를 중심으로 ‘가상통화 대책 TF’를 발족했다며 대대적으로 알렸지만 가시적인 활동, 구체적 가이드라인조차 제시한 적이 없다.

한국 사회에서도 암호화폐라고 부르거나 가상화폐라고 부르며 수 많은 사람이 막대한 돈을 들여 투자를 거듭하는 동안에도 우리 정부는 외면하는 기조로 일관했다.

그렇다고 정부 탓만 하자니 ‘엉거주춤’하게 된다. 야당 일각에서 정부부처 가운데 누가 주도하고 담당할지 정하지도 못한 채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질타한 것이 이번 달 초순의 일이지만 국회가 이 문제에 대한 진정성 어린 태도를 보였느냐면 그것 또한 아니다.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3월까지 여러 국회의원실이 세미나다 토론회다 가상화폐 법제화, 암호화폐 제도권 편입, 나아가 ICO 허용을 위한 법리적 조명까지 거쳤던 것 치고 후속 조치는 거의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기술 혁신의 총아 가운데 하나로 손 꼽힌다. 영국과 일본 등 선진국은 어떻게 하면 법제도 차원에서 활성화 할 것인지 앞서 연구하고 실제 투자자들이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다져왔다.

뜻있는 학계 한 전문가는 지난 겨울에 이미 우리 정부가 구한말 쇄국정책을 폈던 것과 같이 ICO를 가로막고 암호화폐 거래와 투자를 백안시 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지만 요지부동이다.

행정부가 시대에 뒤떨어진 대응으로 일관할 때 채찍을 들어야 할 국회 또한 현장의 심각성에 상응하는 견제와 균형정립 노력을 펼쳤다고 보기 어렵다.

자칫하다간 군사력과 경제력도 없이 쇄국 정책을 펴느라 종국에는 나라의 주권을 잃었던 역사가 블록체인 기술 극대화 경쟁 공간에서 재현될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설사 사행성 투자에 불과하다손 치더라도 암호화폐와 ICO에 대해 법제도적 틀 안에서 명확히 규정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기본적인 지탄이 지금도 유효하다는 사실은 너무나 씁쓸하다.

현행법에서 도박 행위는 불법이지만, 선량한 시민이 입을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한 법제화와 제도적 방비책은 세워 놓고 있다.

하물며 4차 산업혁명의 대표적 추진체로 꼽히는 블록체인 혁신의 핵심 동력 가운데 주력으로 꼽히는 암호화폐와 ICO에 대해서는 더 말 해서 무엇하랴.

모르는 것이 잘못이 아니라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는 것이 잘못이고, 지난 기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잘못이 아니라 앞으로 제대로 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야 말로 큰 잘못이라는 기본적인 격언을 오늘 정부와 국회에 기꺼이 리마인드 시켜주고 싶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하는 마음에 동의한다면 변화가 따라올 것이라 믿으면서.

정희윤 부장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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