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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韓 혁신역량 지수 1위인데…한국산 유니콘 기업은 ‘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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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차량공유기업 ‘우버’는 2013년 한국에 진출했으나, 규제와 기존 택시업계의 반발에 서비스를 접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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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유경제ㆍ핀테크ㆍ의료ㆍ빅데이터…규제 ‘발목’

- “규제 타파” 외치는데 오히려 韓스타트업 ‘고사’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우리나라의 4차 산업혁명 대응 관련 각종 혁신 역량은 세계 1위 수준이나 정작 세계시장에서 통할만 한 ‘유니콘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21개 부처 합동으로 4차 산업혁명 중장기 전략을 내놓고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만들어 대응에 나섰지만, 실제 이를 꽃피워야 할 비즈니스 현장과의 온도차는 상당한 수준이라는 방증이다.

오히려 지나친 규제와 기존 산업의 반발에 부딪쳐 고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보다 과감한 규제혁신과 법ㆍ제도 개선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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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은 최근 발간한 ‘글로벌 지수로 본 한국의 4차 산업혁명 대응 역량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우리나라는 세계경제포럼(WEF)이 총 100개국을 대상으로 평가한 ‘미래 생산 준비도 2018’에서 미국, 싱가포르, 일본과 함께 ‘선도 국가’로 분류됐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산하 경제연구기관 EIU도 25개국을 대상으로 혁신환경, 교육정책, 노동시장 정책 등을 평가한 ‘자동화 준비 지수 2018’에서 우리나라를 1위로 꼽았다.

우리나라는 또, 200개국을 대상으로 하는 ‘2018 블룸버그 혁신 지수’에서 5년 연속 1위,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지난달 말 측정한 ‘혁신지수’ 평가에서 6년 연속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발표된 옥스퍼드 인사이트의 ‘정부 AI 준비지수’에서는 4위, 터프츠대학의 ‘2017 디지털진화지수’에서도 7위로 상위권에 올랐다.

반면,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발표하는 ‘가장 스마트한 50대 기업’과 미국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가 선정하는 ‘100대 유망 AI 스타트업 2018’에는 우리나라 기업이 단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과거 삼성(2012, 2013, 2014), LG(2014), 쿠팡(2016), 네이버 라인(2016)이 ‘가장 스마트한 50대 기업’에, 지난해 국내 AI 의료영상 진단기업 ‘루닛’이 ‘100대 유망 AI스타트업’에 선정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나마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뽑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100대 기업 2018’에 네이버, 셀트리온,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4개 기업이 포함되며 체면치레를 했다.

정지선 NIA 미래전략센터 수석은 “세계가 인정하는 미래 혁신 역량은 우리의 강점이나, 세계적으로 알려진 국내 유망ㆍ혁신 기업 사례는 부족하다”며 “4차 혁명시대의 대표적인 비즈니스와 스타트업 성장을 돕는 성공전략, 규제혁신 등 법ㆍ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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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유니콘 기업의 상위 업종은 공유경제, 전자상거래, 핀테크, 의료ㆍ건강, 빅데이터 등이 꼽히지만, 이들 업종 대부분이 국내서는 규제에 묶여있다.

출퇴근 시간 외 카풀은 불법인 탓에 경영난에 허덕이다 결국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간 ‘풀러스’, ICT 기술 기반 의사-환자간 원격의료가 불가능한 현행 의료법, 야심차게 출범했으나 은산분리 규제가 걸림돌로 작용하는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우버’ 역시 2013년 국내에 들어왔으나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과 기존 택시업계의 반발에 부딪쳐 사업을 접고, 제한적인 서비스만 하는 실정이다.

황동현 한성대 교수는 “그동안 정부가 수차례 규제혁신, 규제타파를 외쳤지만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고, 이해관계가 얽힌 사람이 많은 만큼 실제 산업현장에 적용되기 쉽지 않았다”며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의료기기 규제 혁파를 언급한 것을 계기로 의료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보다 과감한 규제 완화 노력과 사회적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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