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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이슈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특검 "드루킹, FBI도 뚫기 힘든 암호 프로그램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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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공모 130여명 댓글조작 가담"

압수물 A4 출력땐 높이 2800㎞… 63빌딩 1만채 쌓은 것과 같아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18일 드루킹 김동원씨와 함께 인터넷 댓글 조작을 벌인 경공모(경제적 공진화 모임) 회원이 130여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경공모는 드루킹이 조직한 모임이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댓글 조작 혐의 등으로 드루킹과 경공모 회원 등 44명을 입건했었다. 특검 수사 초반인 현재까지만 총 170여 명의 댓글 조작단 규모가 확인된 것이다.

특검팀은 지난 10일 댓글 조작이 이뤄졌던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출판사를 현장 조사했다. 사무실 쓰레기 더미에서 휴대전화 21대와 유심칩(저장 장치)을 떼어낸 유심카드 53장을 찾아냈다. 특검팀은 이 유심카드 겉면에 적힌 고유 일련번호로 이를 구매했던 사람들의 인적 사항을 파악했다고 한다. 그 결과 이 유심카드를 사용했던 사람들이 130여 명이고, 이들 전원이 경공모 회원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특검 등에 따르면 경공모 회원들은 이 유심카드 중앙에 있던 유심칩을 휴대전화에 꽂아 고속 댓글 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돌렸다. 유심칩을 장착한 휴대전화 한 대를 거점으로 삼아 4~5대의 다른 휴대전화를 가동시켜 동시다발적 댓글 조작을 했다고 한다. 최득신 특검보는 이날 "지난 16일 경공모 회원들이 자료를 쌓아 놓은 파주시 컨테이너 창고에서도 유심카드 8개를 추가로 찾아 사용자 인적 사항을 확인 중"이라며 "댓글 조작 건수와 이에 가담한 인원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특검팀은 또 출범 후 현재까지 파주의 느릅나무출판사와 컨테이너 창고 등에서 압수한 휴대전화, 노트북, 태블릿PC 등 디지털 장치 200여 점의 저장 내용을 추출하고 있다. 여기에 담긴 내용을 A4용지로 출력하면 높이가 2800㎞ 분량이라고 한다. 63빌딩 1만채, 제2롯데월드 5000채를 쌓은 것과 같은 높이다. 최 특검보는 "이 중 30~35%가 은닉된 증거로 암호화돼 있다"고 했다.

특검팀은 이 디지털 장비 속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경공모 회원들이 '트루크립트'라는 암호 프로그램을 사용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 프로그램을 사용해 암호를 걸면 해당 파일은 육안으로 보이지 않고, 암호를 풀기도 어렵다고 한다. 특검 관계자는 "이런 특성 때문에 과거 대공(對共) 사범들이 주로 썼다. 미국 FBI도 풀기 어려운 암호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특검팀은 이 증거들에 경공모와 여권 인사들이 연결된 증거 등이 있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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