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단체 LCA(Last Chance for Animals)는 초복 날인 17일, LA 코리아타운 윌셔 한국 총영사관 앞에서 'Stop Dog Meat' 구호가 쓰인 검은 유니폼을 입고 잡혀 있는 개 사진과 구호가 든 배너와 피켓을 들고 시위를 열었다. 또한 죽어있는 개들을 안고 늘어서서 "한국은 1년에 100만 마리, 하루 2740마리에 달하는 개를 도살한다"며 "반려동물들을 살해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시위는 12시까지 이어졌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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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인간의 가장 친밀한 '반려동물'이라는 의견과 개는 소나 돼지와 같은 가축이라는 의견이 충돌하는 가운데, 인간에 대한 개의 친밀성을 과학적으로 규명한 연구들이 주목되고 있다. 개는 어떻게 인간사회에 이렇게 깊이 자리하게 됐을까.
지난 1월 22일, 제35회 영국의 시베리안 허스키 클럽을 앞두고 스코틀랜드에서 훈련 중인 시베리안 허스키. 시베리안 허스키는 동시베리아 에서 유래된 중형견으로 촘촘하게 덮인 모피를 지닌 썰매견이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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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도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 중 하나로 무리 생활을 하는 늑대를 인간은 어떻게 먼저 길들일 수 있었을까.
동물행동학자 최재천 이화여대 (사회생물학) 교수는 “인간이 늑대를 길들여 개가 된 것이 아니라, 늑대가 먼저 인간을 찾아와 개가 됐을 수 있다”고 말한다. 소ㆍ돼지ㆍ닭 등 인간이 식용으로 하기 용이해 용도가 뚜렷한 동물에 비해, 늑대는 그렇지 않았다는 점이 이유로 꼽힌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처럼 고기를 먹는 쪽으로 풍습이 된 나라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개는 집을 지키고 반려동물로서 기능해왔다” 며 “식용이라는 뚜렷한 용도가 없는 데도 개가 먼저 가축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사람을 덜 경계하는 ‘특별한 개체’의 늑대가 먼저 인간에게 찾아왔을 가능성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동물행동학자 최재천 교수는 늑대가 인간을 먼저 찾아와 가축이 됐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인간을 덜 두려워하는 개성을 가진 개체가 가축이 됐고, 이것이 이어져 와 오늘의 개가 됐다는 설명이다. [출처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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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2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해변에서 개와 놀고 있는 아이. 개는 흔히 인간의 가장 오래되고 친한 동물로 알려져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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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S는 낯선 사람도 잘 믿고 상냥한 등 사회성이 지나칠 정도로 좋지만, 지능이 떨어지면서 건강과 외모에 장애가 나타나는 발달장애의 하나다. 이 질환은 7번 염색체 손상으로 발생하는데, 연구진은 이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개의 6번 염색체에서도 유사한 변형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개의 6번 염색체가 외향적 성격과 관련이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결과다.
메사추세츠 주 월폴에 사는 '콜먼 월시(10)'는 발달장애의 일종인 '윌리엄스 증후군'을 앓고 있다. 이 질환은 7번 염색체 손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낯선 사람도 잘 믿는 등 사회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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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를 주도한 브리짓 본홀트 프린스턴대 교수는 "유전자 변형이 상대적으로 없는 개가 냉담하고 늑대 같은 행동을 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듀크대의 진화 인류학자 브라이언 헤어 교수는 "고대에 사람을 두려워하는 늑대가 친근감을 지닌 늑대로 대체됐고 사람의 새로운 동반자(개)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최재천 교수는 “개체나 종의 개성에는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이고 상호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며 “개의 사회성 역시 다양한 요인에 의해 진화ㆍ발생되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개나 소나 닭과 다를 게 뭐기에 개고기를 먹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느냐고 누군가 말을 건다면 나는 '개는 다른 어떤 동물보다, 심지어는 영장류보다 더 인간의 마음을 읽어내고 교감하는 능력이 더 뛰어난 존재라고 대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지난 3일 러시아의 노보시비르스크에 있는 여우 농장에서 산책을 하고 있는 은여우들. 1959년에 시작된 은여우 길들이기 연구로 사람을 반기는 여우가 탄생할 수 있다는 가설이 입증됐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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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트루트는 4세대 은여우 새끼 중 수컷 한 마리가 꼬리를 격렬하게 흔드는 것을 관찰했다. 사람을 보고 꼬리를 흔드는 동물은 당시까지 개가 유일했다. 1966년 7세대 새끼들에서는 여러 마리가 꼬리를 흔들게 됐으며 이러한 형질이 유전된다는 사실이 공식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개처럼 꼬리가 위로 말리고, 귀가 펄럭거리는 새끼들도 탄생하기 시작했다.
1973년 태어난 암컷 새끼는 반려동물로 사람들과 살아갈 수 있게 됐으며 이름은 '푸신카'로 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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