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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美·中 관세폭탄 또 던지면 글로벌 증시 최대 15% 하락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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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최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확대가 글로벌 증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국내외에서 나오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사진〉 최고경영자(CEO)는 16일(현지 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이 또다시 관세 폭탄을 주고받는다면 글로벌 증시가 최대 10~15% 하락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중국은 이달 초 각각 340억달러 규모의 상대국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물리기로 했고, 미국은 추가로 2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한 상태다. 래리 핑크 CEO는 "미국이 추가 관세를 실제 부과할지, 이에 대해 중국은 어떻게 대응할지 우려스럽다"며 무역 전쟁을 최근 미국 주가 상승세의 위협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자유무역의 토대 자체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의 실적 개선과 미국 경제 성장의 효과를 보호무역주의와 무역 장벽이 상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역 갈등이 심화하면 세계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각국 기업과 시장이 연달아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무역 전쟁 여파는 블랙록의 최근 자금 흐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무역 갈등이 확전 양상을 보이자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블랙록이 운용하는 펀드의 2분기 자금 순유입이 전년 동기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1987년 '블랙 먼데이' 같은 증시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학균 신영증권 연구원은 17일 한국거래소 기자간담회에서 "1980년대 오랜 강세장 끝에 블랙 먼데이가 찾아왔는데 최근 미국 증시는 약 10년 동안 조정 없이 강세장을 보였다"며 "보호무역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가속화하고 금리가 급등하면 글로벌 강세장이 끝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블랙먼데이는 1987년 10월 19일 월요일, 미국 뉴욕 증시가 하루아침에 대폭락한 사태를 일컫는다. 다우 지수는 그날 하루 동안 22.61% 떨어졌는데, 아직까지도 뉴욕 증시의 최대 낙폭으로 기록되어 있다. 1980년대 미국 레이건 행정부의 보호무역 강화가 결국 증시 폭락으로 이어졌는데, 최근 트럼프 정부의 움직임이 당시와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은 당장 미국의 적자를 줄일 수는 있겠지만, 자유무역에 따른 이득을 없애고 물가를 끌어올려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경화 기자(hw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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