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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굴욕적’인 1%대 수익률 퇴직연금 수술대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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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금감원, 퇴직연금시장 혁신방안

수익률·수수료 등 상품 정보 한곳에

가입자가 미리 ‘운용 조건’ 선택하면

만기 때 더 좋은 상품으로 자동 편입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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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립금이 169조원에 이르는 퇴직연금의 지난해 평균 수익률은 1.88%로 ‘굴욕적’이다. 지난해 국민연금 수익률(7.3%)은 물론, 웬만한 정기예금 이율보다 낮다. 금융당국은 이런 퇴직연금의 현실이 가입자의 무관심과 금융사의 불합리한 관행 등으로 빚어진 결과라고 보고, 가입자 선택지를 넓혀 수익률을 높이고 수수료 체계도 손보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퇴직연금시장 관행 혁신방안’을 17일 발표했다. 금감원은 우선 적립금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원리금보장상품의 ‘특정상품’을 지정하는 방법 말고도 ‘운용대상의 종류와 비중·위험도’ 등을 고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가입자가 고정된 상품이 아닌 기준을 선택할 수 있게 되면, 그때그때 금융사가 ‘최선’의 상품을 고를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현재는 만기 때 가입자가 별도로 운용지시를 하지 않으면 같은 상품으로 재예치된다. 이 때문에 금융사가 재예치 시점에 더 높은 금리를 주는 상품으로 변경할 수 없다.

실제로 지난해 전체 가입자 10명 중 9명은 퇴직연금의 운용비중 및 상품 변경을 하지 않았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더 나은 상품이 나타나도 가입자가 변경하지 않으면 바꿀 수 없어 수익률에 도움이 안 됐다. 앞으로 가입자가 미리 운용대상 상품의 종류와 비중·위험도 등을 미리 설정해놓으면, 금융사가 만기 때마다 기준에 부합하는 가장 좋은 상품을 선택할 수 있게 되고, 가입자도 일일이 상품별 금리를 확인해야 할 번거로움이 없어진다. 금감원은 고용노동부와 금융위와 협의해 올해 하반기 안에 개선할 방침이다.

또 가입할 때 참고하는 상품 제안서도 표준화하기로 했다. 상품명과 만기, 금리 등이 수록되는 상품제안서는 고금리·저비용 순으로 배열하되, 단기보다는 장기 수익률을 우선 표시하고, 수수료를 세부항목별로 구분 기재하도록 했다. 가입자들의 퇴직연금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높인다는 취지다.

금융당국은 금융사가 합리적인 수수료 산정 체계를 갖추고 있는지도 중점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원리금보장상품이 전체의 94%를 차지할만큼 포트폴리오상 안전자산 쏠림이 심한데도 수수료는 높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평균 수익률이 1%대인데, 각종 수수료 비용을 반영한 총비용부담률은 0.45%나 된다. 장기계약자나 중소기업, 사회적기업에 대한 수수료 할인도 활성화 할 수 있게 유도한다고 덧붙였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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