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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20대 장관이 혁신 사령탑…세계 3대 블록체인 强國 `리투아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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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발트해 연안에 위치한 유럽의 작은 나라 리투아니아. 인구 288만명에 불과한 이 작은 나라가 최근 블록체인 생태계의 새로운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런 변화를 이끌고 있는 비르기니유스 신케비시우스 리투아니아 경제부 장관과 최근 인터뷰를 했다.

그는 1990년생으로 올해 나이가 불과 28세다. 유럽연합 28개국 장관 중에서 최연소다. 유럽에는 젊은 리더가 많지만 20대 장관은 신선하다 못해 충격적이었다.

신케비시우스 장관은 리투아니아가 디지털 선도 국가로 도약한 배경에 대해 "석유·천연가스와 같은 자원이 없었고 오직 사람, 그리고 그들의 지혜만 있었던 국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1991년 독립 후 옛 소련 시절에 길들여진 사고에서 벗어나기 위해 더 필사적으로 개혁이 이뤄진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90년 이전에 국가를 지배했던 소비에트 경제는 자유시장 경제로 변화했고 자연스럽게 젊은 세대의 지식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하게 부각됐다"며 "디지털에 더 빨리 눈을 뜨게 된 것은 이런 배경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기술 발전은 언제나 정부보다 빠를 수밖에 없고 이를 따라가고자 했다"며 "작은 규모의 경제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기술 기업들이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할 수 있게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버는 프랑스 등과 비교해서 가장 사업하기 편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데, 퍼즐을 빨리 풀어야 하는 이런 기업들을 도와야 지식 공유가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혁신이 일어나면 사람들은 직업을 잃을까 걱정부터 하지만 혁신은 무엇인가를 발전시킨다는 점을 더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리투아니아가 블록체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도 이런 열린 마인드가 키워낸 결과물로 평가된다. 그는 "블록체인은 전 세계가 가진 공통의 문제를 투명하고 안전하게 바꿀 것"이라며 "의료 데이터, 비즈니스 솔루션 등을 블록체인에 저장하면서 새로운 생태계를 주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은 세상을 매우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고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예상하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며 "리투아니아가 이런 분야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리투아니아 35개 스타트업은 2017년 한 해 동안 가상화폐공개(ICO)를 통해 투자금 5억달러를 유치했다. 현지 전문잡지 '발틱비즈니스쿼터리'는 리투아니아의 ICO 금액이 중국, 일본 다음으로 큰 규모라고 분석했다. 라트비아 스타트업협회 이사회 의장인 에지타 폴란스카는 발틱비즈니스쿼터리와 인터뷰하면서 "에스토니아는 블록체인 기술을 매우 전략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데 비해 리투아니아는 전통적인 투자 유치 수단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ICO 물결에 매우 빠르게 올라탔다"고 평가했다. 기업별로도 놀라운 투자 유치 사례가 나오고 있다. 2017년 설립된 리투아니아 스타트업 '뱅케라(Bankera)'는 1억5200만달러를 모금했다. 이는 당시 전 세계 ICO 역사상 여섯 번째로 큰 규모였다. 이는 리투아니아 역사상 가장 큰 기업공개(IPO)였던 1990년대 통신그룹 IPO와 맞먹는다.

리투아니아는 '스타트업 비자' 제도를 도입해 전 세계 우수 인재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스타트업 비자는 2017년 2월 도입됐다. 이 제도는 스타트업을 하는 창업자들의 이민을 아주 간단하게 만든다. 기존 이민제도는 1년 내 승부를 봐야 하는 스타트업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최대한 절차를 디지털화하고 입국과 동시에 일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편의를 지원하는 것이 스타트업 비자 제도다.

신케비시우스 장관은 "스타트업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것은 글로벌한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아프리카 등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지식을 공유할 수 있도록 이런 제도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연합이 아닌 곳에서도 쉽게 취업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여러 제도 개선책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대해서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선도 국가로 리투아니아와 협력할 여지가 많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직항편이 개설돼 양국 인적 교류가 늘어난다면 많은 기회 요인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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