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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최저임금인상 부작용 너무 커…예외업종 두고 점진적 추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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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우리나라 노사 관계는 세계 어느 수준일까.'

세계 각국 노동 전문가 2000여 명이 서울에 모여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고용을 모색한다.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제18차 국제노동고용관계학회(ILERA) 세계대회가 국내 최초로 열린다. 이 대회는 대륙별로 돌아가면서 3년에 한 번씩 열린다. 세계 최대 규모 '노사 관계 올림픽'인 만큼 행사를 주최하는 ILERA 회장 김동원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어깨가 무겁다.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으로 노사 관계는 패러다임 변화를 맞았다. 그는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만큼 찾는 곳이 많다. 바쁜 와중에 세계 석학을 국내로 초대해 오히려 판을 키우고 있다. 지금이 우리나라 노사 관계를 세계에 알릴 적기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외국 기업들이 우리나라에 투자하지 않는 주된 이유가 북핵과 노사 문제"라며 "이번 서울 세계대회를 통해 국내 노사 관계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바꾸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노사 관계를 평가하자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쯤 된다. 그럼에도 투쟁을 일삼는 강성 노조만 전 세계에 보도되면서 좋지 않은 노사 관계 모습이 많이 부각됐다. 심지어 미국 LA타임스는 한국을 'Strike to Death', 즉 '죽을 때까지 파업하는 나라'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하지만 국내 기업 가운데 노사 관계가 원만한 기업들이 많이 있다. 국내 기업은 인사와 직원교육 제도를 치밀하게 잘 갖추고 있고, 복지도 좋은 편이다. 일부 강성 노조 때문에 이런 장점들이 가려져 있다."

노사 관계는 대변환을 앞두고 있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과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한 변화에 비견된다. 그에게 최저임금과 주 52시간 근로제에 대해 물었다. "두 제도의 방향은 맞지만 부작용이 너무 크다. 어느 정책이나 이익 보는 사람과 손해 보는 사람이 생기게 마련이지만 이번 정책은 저임금 노동자, 영세한 자영업자가 가장 손해를 본다. 이들이 직장을 잃어버리고 월급이 더 많이 줄어든다. 일자리는 더 줄고 양극화는 극심해질 것이다."

해결책이 있을까? "두 제도 모두 경착륙이 아니라 연착륙해야 한다. 사람에 대한 정책인 노동정책에서 충격요법은 늘 결과가 좋지 않았다. 2004년에 도입한 주 5일 근무제도 7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했고 성공 사례로 남았다. 이처럼 두 정책도 예외 업종을 두고 5년에 걸쳐 천천히 추진해야 한다. 또 정부는 세부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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