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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트럼프의 나토 안보무임승차 '타박'은 결국 美무기 판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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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압박, 국방비 증액 노력 약속받고 "내가 승리했다"

미국산 무기 구매 지원 약속…미 방산업체들 주가 '껑충'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에 대한 방위비 증액 압박은 결국 미국 무기를 판매하려는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나토를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의 무대로 삼은 것이다. 미국 주요 방위산업체들의 주가는 기다렸다는 듯이 껑충 뛰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1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미국의 나토 탈퇴까지 경고하며 다른 회원국들을 압박, 국방비 증액 노력을 배가한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그가 나토 동맹국들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며 2024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를 2% 이상으로 늘리기로 한 2014년 합의를 즉각 시행하고 궁극적으로 4%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동맹국들을 몰아붙인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적 승리'를 선언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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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유럽 나토 회원국 국방비 지출 증액 요구 (PG)



그는 나토 정상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작은 나토 동맹국들의 미국산 무기 구매를 도와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은 최고의 전투기, 미사일, 총기, 모든 것 등 세계 최고의 군사장비를 만들고 있다"고 홍보했다. 그러면서 록히드마틴, 보잉 등 미국의 대표 방산업체들을 거명했다.

나토 정상회의 결과가 전해진 12일 이들 기업의 주가가 반색했다. 노스럽 그루먼 3.3%, 록히드마틴 2.2%, 레이시온 1.8%, 보잉 1.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중 보잉은 세계 2위의 방산업체로 전투기, 폭격기, 공격용 헬리콥터 등을 만든다. 록히드마틴은 F-35 스텔스 전투기 제작사다. 이 전투기는 한국에도 배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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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제작한 F-35 스텔스 전투기[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은 동맹국들의 국방 예산 확대를 요구하지만, 자체 무기산업 육성 등 군사적 자립은 경계해왔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은 지난 2월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서 독일의 국방비 지출 증가 방침을 환영하면서도 그런 조치가 나토의 공동방위를 증진하는 데 국한돼야 한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무기 세일즈 외교'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나토 동맹국들의 미국산 무기 추가 구매도 가시화하고 있다.

영국 정부가 보잉의 정찰기 6대를 구매하기 위한 결정이 임박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영국의 노후화된 E-3D 센트리 공중조기경보기(AWACS) 6대를 보잉의 E-7 웨지테일 기종으로 교체하는 것이다. 이 계약이 확정되면 대금은 10억 달러(1조2천226억 원)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국 내 반발이 변수다. 현지 항공우주기업 에어버스는 경쟁입찰을 주장하고 있다. 영 하원 국방위원장은 지난달 26일 관련 부처에 비용 절감을 위해 공개 입찰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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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동맹국들에 국고 풀어 "돈 내라"



독일이 노후화된 주력 전투기 토네이도를 교체하는 차세대 전투기 사업을 놓고 록히드마틴이 유로파이터 전투기를 생산하는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사업 규모는 수십억 유로(수조 원)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 기간에 독일을 지목, 방위비 지출 규모와 무역 불균형을 문제 삼아 난타했다. 독일은 안보와 관련,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피터 나바로 미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다음 주 열리는 세계 3대 항공전시회의 하나인 영국 판버러 에어쇼에 고위급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할 예정이다. 이 행사에서 미국 업체의 민수용은 물론 군수용 항공기 수주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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