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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시대 보이는 것은 실제인가 허상인가…류샤오동·백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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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에게 붓을 넘긴 류…카스텐 니콜라이도 참여

백남준아트센터에서 12일 개막

뉴스1

류 샤오동 '불면증의 무게'(베이징).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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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여태경 기자 = 로봇이 제어하는 붓이 두 개의 하얀 대형 캔버스 위를 쉼없이 분주하게 왔다갔다 한다. 류샤오동의 멀티미디어 설치 작품 '불면증의 무게'이다.

류샤오동은 현장으로 들어가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는 중국의 대표적인 사실주의 화가이지만 이번에는 기계에게 붓을 넘겼다.

백남준아트센터에서 12일 개막한 '다툼소리아'(Datumsoria) 전시에서 류샤오동은 비디오 카메라로 캡처한 풍경을 데이터로 변환해 기계로 하여금 불면증에 시달리는 도시처럼 끊임없이 그림을 그리게 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중국과 독일에 이어 한국에서 열리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그는 전남도청 앞 풍경과 백남준아트센터 옥상에서 내려다본 풍경을 각각 붉은색 물감과 밝은 분홍색 물감으로 그려낸다.

전시를 위해 방한한 류샤오동은 "화가는 눈으로 로봇은 렌즈를 통해 보고 그림을 그린다는 차이점이 있지만 둘다 객관적인 사실을 그린다는 점은 같다"며 "저는 그림을 그릴 때 항상 객관적인 입장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런 점에서 보면 기계들은 저보다 더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이번 작업에서는 기계를 선택해봤다"고 말했다.

그는 2014년 광주 비엔날레에서는 광주에 사는 청소년 5명에게 5·18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해 느낀 것을 몸으로 표현해 달라고 요청하고 그들의 모습을 그림에 담았었다.

류샤오동은 "광주 비엔날레 때보다 더 확장해서 이번에는 한국의 역사에서 중요한 현장인 광장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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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징기스칸의 복권', 1993.© News1

류샤오동의 작품과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 미디어 작가 백남준의 '징기스칸의 복권'과 '비디오 샹들리에 No.1.', '버마 체스트'도 전시 중이다. 말을 타고 천하를 호령했던 징기스칸은 거리와 공간의 개념이 사라지고 있는 시대에 소환돼 말 대신 자전거를 타고 잠수 헬멧으로 무장한 투구와 철제 주유기로 된 몸체, 플라스틱 관으로 구성된 팔을 달고 있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

독일 작가 카스텐 니콜라이는 초기 컴퓨터 시대의 천공카드를 암시하는 시각적 구조와 인식을 탐구한 '유니테이프'를 선보인다.

류샤오동, 백남준, 카스텐 니콜라이의 '다툼소리아'는 백남준아트센터와 중국 상하이 크로노스 아트센터(CAC), 독일 칼스루에 예술과 미디어센터(ZKM)가 공동기획한 전시로 다툼소리아(Datumsoria)는 정보를 뜻하는 데이텀(datum)과 감각을 뜻하는 센서리아(sensoria)의 조합어로 21세기 정보시대에 현실과 가상 사이에 새로운 인지 공간이 창출되고 있는 것을 뜻한다.

'다툼소리아'와 한·중·독 3개 센터가 심사·선정한 신진 미디어 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된 세 개의 방 프로젝트 전 '현재의 가장자리'도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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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천 '바벨'.(백남준아트센터 제공)


최근 활동하고 있는 미디어 작가들 중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 한 명인 김희천과 중국의 양 지안, 독일의 베레나 프리드리히가 참여했다.

김희천은 그의 대표작 '바벨' 'Soulseek/Pegging/Air-twerking' '랠리' 3부작에서 아버지의 죽음이나 장거리 연애가 끝난 후 자신이 경험한 것을 영상에 담았다. 그는 물리적으로 분명히 존재하지만 링크가 깨진 것들, 물리적으로 더 이상 존재하지 않지만 데이터만 남은 것들 등을 통해 가상과 물리적 세계의 관계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독일 작가 베레나 프리드리히는 비눗방울의 수명을 가장 잘 유지하기 위해 과학적으로 고안한 장치를 설치하고 그 속에서 부유하는 비눗방울을 보여준다. 짧은 시간 동안이지만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는 비눗방울은 끝이 이미 정해진 허망함 등을 생각하게 한다. 양 지안은 센서가 부착된 화분, 휴대폰, 생활필수품 등 일상 사물들로 이뤄진 '센서의 숲'을 통해 일상에 침투한 다양한 기술 매체들이 인간의 행동과 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경험하게 한다.

이번 프로젝트에 선정된 작가들은 올해 11월 중국 크로노스 아트센터에서 내년 6월 독일의 칼스루에 예술과 미디어센터에서 각각 그룹전이 열릴 예정이다. 두 전시 모두 9월16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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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작가 베레나 프리드리히가 12일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자신의 작품 '지속되는 현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News1

har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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